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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중국 내 탈북여성들 인터넷 성매매 내몰려'


지난 2007년 중국과 라오스를 거쳐 태국에 입국한 탈북여성들이 치앙라이 경찰서에서 제3국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7년 중국과 라오스를 거쳐 태국에 입국한 탈북여성들이 치앙라이 경찰서에서 제3국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이 인터넷 성매매로 내몰리고 있다고 미국의 유력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공안의 단속을 피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 실태를 자세히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동남아시아 탈북 루트를 따라 이동하던 탈북 여성 3명을 라오스에서 만나 이들의 사연을 기사화 했습니다.

중국 동북부 같은 마을에서 숨어 지내던 이들은 모두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를 했었습니다. 컴퓨터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음란 행위를 매매한 것입니다.

고객은 주로 한국에 있는 남성들이었지만, 일부 아프리카나 미국에 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들 세 여성은 중국에서 인터넷 성매매를 하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습니다. 자신들의 과거 삶을 증명하기 위해 찍은 것입니다.

이 중 30살 서 씨는 지난 2008년 탈북해 중국인 남편과 결혼했다며, 남편은 ‘몇 번 밖에 때리지 않고’ 잘해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둘째가 태어나 생활고에 시달리자 ‘화상 채팅’으로 불리는 인터넷 성매매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서 씨는 당시 상황이 역겨웠고 자신은 “단지 아이들을 위한 강하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을 뿐”이라며 울먹였습니다.

서 씨는 첫 날 미화 3 달러를 벌었고, 1주일에 120 달러를 벌었던 적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 성매매에 종사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포주에게 억류당해 강제로 일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인터넷 성매매를 하는 탈북 여성들조차,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이 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씨라는 탈북자 브로커는 이 신문에, “탈북 여성이 식당이나 바깥에서 일하면 공안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할 위험이 있다"며, "따라서 이 일이 더 안전하고 돈도 더 많이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여성들이 살았던 마을에서는 모든 탈북 여성들이 이 일을 했다. 이 일을 하는 것이 매우 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숨어 지내며 성적 착취를당하던가, 주거지 바깥에서 일하며 언제든지 공안에 잡혀 북송될 각오를 하던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2016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탈북 여성들과 소녀들이 “중국인, 조선족 남성들의 성적 착취 대상이 된다”며 “강제매춘, 인터넷 성매매, 나이트 클럽이나 가라오케의 접대 일을 강요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섯 살 난 딸을 중국인 남편에게 떼어두고 18개월짜리 아기만 데리고 또다시 탈출에 나선 서 씨는 현재 태국에서 미국 망명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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