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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평화위원회 구성


아프가니스탄의 지방 유력 인사들
아프가니스탄의 지방 유력 인사들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저항세력과 평화 협상을 주도할 고위급 평화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 위원회가 앞으로 아프가니스탄 사회의 폭력수위를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탈레반과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평회위원회에 참여하는 인사들은 몇 명이나 됩니까?

답) 모두 70명입니다. 위원회는 말 그대로 아프가니스탄 사회의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과 각 민족 대표, 종교 지도자, 여성계 인사, 시민단체 대표들이 포함돼 있구요, 이슬람 성전을 표방하는 무장단체 지하드의 고위인사, 전 탈레반 요원, 전 공산정권 관리들도 평화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 70명이나 되는 위원들을 선정하기까지 꽤 오랜 작업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평화위원회 창설은 이미 지난 6월 아프가니스탄의 지역, 부족, 종교, 정치 지도자들이 모인 ‘지르가’로 불리우는 ‘대 부족장 회의’에서 결정됐습니다. 위원들이 확정되기까지 석 달 정도 걸린 건데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곧 첫모임을 갖게 됩니다.

문) 평화위원회가 앞으로 맡을 역할은 뭡니까?

답) 평화위원회는 탈레반 저항세력과의 협상을 이끌 예정입니다. 과거에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가끔 접촉이 있을 뿐이고 협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평화위원회를 통해 양측이 접촉도 하고 회담이나 협상도 하게 될 것이라고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이 밝혔습니다.

문)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과 대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이는 군요.

답) 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탈레반과 화해하겠다는 뜻을 이미 분명히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탈레반이 폭력행위를 그만두고 테러단체들과의 관계를 끊는다면,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의 헌법을 받아 들이면 화해하겠다는 겁니다.

문)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런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요.

답) 물론입니다. 지난 9년 가까이 탈레반과의 전투가 계속되면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습니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사건의 배후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 알카에다를 비호해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도 미국의 공격 대상이 됐습니다. 연합군의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저항은 계속됐습니다. 일부에서는 탈레반과 화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이 연합군의 병력 증강과 함께 정치적 해결을 동시에 모색하는 길을 택한 겁니다.

문) 평화위원회에 대해서 탈레반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평화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을 때 탈레반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14만 명에 이르는 외국 군대가 아프가니스탄을 모두 떠날 때까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게 탈레반의 공식 입장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장군에 따르면 탈레반의 고위 인사들이 최근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접근해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퍼트레이어스 장군은 소규모 반군 단체 20여 곳이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 측에 전투 중단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도 탈레반이 직-간접적으로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접촉해 왔음을 확인했습니다.

문) 앞으로 협상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상황이 금방 바뀌기는 어려울 겁니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도 이점을 지적했는데요, 군사적 압박과 협상을 어떻게 적절하게 혼합해 갈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연합군도 평화위원회와 탈레반의 접촉을 측면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 동안 탈레반의 테러공격이 끊이지 않았는데, 평화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변화의 조짐이 있습니까?

답)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평화위원회 위원들의 명단이 발표된 날 동부 가즈니 주에서 테러 공격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자살폭탄 공격이었는데요, 부 주지사를 포함해 6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범인이 끌고 간 수레가 알라야르 부 주지사가 탄 차량과 충돌해서 부 주지사의 아들과 조카, 경호원까지 모두 숨졌습니다.

문) 아프가니스탄 정부로서는 힘이 빠지는 사건이었겠군요.

답) 네.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아프가니스탄 젊은이들이 조국을 등지고 떠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자살폭탄 공격을 비난했습니다.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저항세력과의 협상을 끌게 될 평화위원회가 구성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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