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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그 천의 얼굴


봄방학을 맞아 일주일간 뉴욕에 다녀왔습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꿈의 도시 뉴욕. 그곳에서 워싱턴과는 또 다른 미국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맨해튼의 여기저기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나누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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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탁월한’ 방향감각 덕에 DC 생활 두 달 째이건만 혼자서 어딜 간다는 건 아직까지도 모험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런 제가 워싱턴의 몇 배나 되는 뉴욕 여행을 결심하고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대체 뉴욕이 ‘어디에 붙어있는’ 곳인가를 살피는 일이었죠. 여행준비를 시작하기 전엔 행정구역상 뉴욕이 주(州)에 속하는 것인지 아니면 도시 전체를 뜻하는 것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했으니까요. 혹시 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팁 하나를 드리죠.

New York State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하나에 속하고, 우리가 흔히 NYC라고 부르는 New York City는 뉴욕 주 중에서 가장 큰 도시입니다. New York City는 Manhattan, Bronx, Queens, Brooklyn, Staten Island 등 5개의 지역으로 구분되며 월 스트리트나 세계무역센터, 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브로드웨이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부분의 명소들은 주로 맨해튼에 밀집되어 있답니다. 제가 일주일 동안 머물렀던 지역 역시 맨해튼의 ‘Chelsea’라는 곳이었습니다.

뉴욕, 첫 느낌은?

버스의 창 너머로 ‘New York City’ 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오자 그때부터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따리 하나 달랑 들고 시골에서 상경한 어린소녀마냥 그저 창밖을 두리번두리번. 와아, 뉴욕이다! 라는 말을 뱉어내며 네 명의 코리안 걸즈는 그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물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고층빌딩. 삼성동이나 여의도로 돌아 간 듯 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워싱턴에는 고도제한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물이 낮은 편이거든요. 스타타워를 중심으로 한 삼성동을 옮겨놓은 것 같은 느낌, 빌딩숲에 가려진 회색빛 하늘이 뉴욕에 대한 첫인상이었습니다.

뉴욕, 그 천의 얼굴 속으로

흔히 애플마티니는 뉴욕을 상징하는 칵테일로 일컬어지곤 합니다. 빨간 사과의 향내를 뿜어내며 세계인을 향해 손짓하는 뉴욕, 그 천의 얼굴에 매료되지 않을 사람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전 세계 정치, 경제, 문화, 예술의 집합체인 맨해튼은 하나의 색깔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엔본부, 타임스 스퀘어, 록펠러 센터 등이 위치해 있는 미드타운, 월 스트리트 및 세계무역센터의 자리가 남아있는 세계 경제의 중심지 로어 맨해튼, 구겐하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관이 모여 있는 어퍼 맨해튼, 오페라의 유령, 라이언 킹 등 세계 최고의 공연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브로드웨이, 그 이름 자체가 최고급 향수의 브랜드로 만들어질 만큼 고급 상점가들이 밀집한 5번가, 패션의 거리 소호, 다양한 장르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모여 있는 첼시아. 자유의 여신상이 수호하고 있는 듯한 맨해튼은 도시자체가 매혹적인 커다란 사과처럼 느껴졌습니다. 거리마다 지역마다 그 느낌도 색깔도 완전히 달랐으니까요.

뉴욕, 가장 잊을 수 없는 곳은?

맨해튼은 마치 선명한 무지개 빛깔처럼 그 지역마다 색깔이 달랐기 때문에 특별히 어디가 좋다, 나쁘다, 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세계무역센터의 자리가 남아있는 로어 맨해튼이 아직까지도 제 머릿속에 좀 더 선명하게 남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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