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요르단 강을 살리자' - 중동에 불고 있는 화해와 협력의 모래바람  - 2005-03-18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정상들이 폭력종식을 선언한지 한 달이 지나 비교적 평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아랍간의 협력움직임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일부 단체들이 국경과 정치적 경계선을 넘어 접촉과 협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최근 요르단강 평화의 섬에서 열린 이스라엘-아랍 관계관들과 전문가들의 협력 모임에 관해 VOA 특파원 보도로 알아봅니다.

*****************

요르단강 한 복판에 있는 평화의 섬에서 열린 아랍-이스라엘 협력모임에 참석한 정부 대표들은 이 회의 시작에 앞서 아랍어, 영어, 히브리어 등 제각각의 언어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봉기 후 4년 반 동안의 유혈 폭력충돌 사태가 그치지 않았던 때에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의 관계관들과 전문가들이 모이는 이같은 공개적인 회동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을 지 몰라도 매우 드문일이었습니다.

모든 참석자들의 화제는 수량이 풍부했던 요르단 강의 수자원 감소문제에 집중됐습니다. 수 십년에 걸쳐 요르단강의 물이 남용되거나 과용됨으로써 요르단강 최하류 지역에서는 강물이 크게 줄어들어 지저분한 하수와 짠물이 흐르는 못쓸 물줄기로 변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의 유혈 폭력충돌 사태의 와중에서도 이 같은 수자원 문제에 관한 접촉은 계속됐었지만 언제나 별로 눈에 뜨이지 않게 진행됐었습니다.

평화의 섬에서 열린 이번 공개 회동은 [중동지역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 Middle East)라는 이름의 비정부 환경단체가 주최한 것입니다. ‘지구의 친구들’ 요르단 지부의 문케스 메햐르 지부장은 요르단 강의 죽음은 모두의 탓이라고 지적합니다.

“ 지난 50년 동안 요르단 강은 급속도로 악화되어 왔습니다. 요르단 강의 물을 서로 더 많이 끌어다 쓰려고 경쟁하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전쟁 중에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이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이제는 평화가 회복됐기 때문입니다. ”

요르단 강과 그 지류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 시리아, 모두에게 젓줄과도 같습니다. 요르단 강의 물은 관련 당사 측의 느슨한 협력관계 속에 평화롭게 이용되기는 했지만, 요르단 강 물을 환경상 건전한 방식으로 재공급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런 합의도 협력도 이루어진 일이 없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요르단 국왕의 동생인 핫산 빈 탈랄 왕자가 참석해 연설했습니다. 핫산 왕자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요르단 강 물 사용과 관련해 어느 당사자 측도 강물을 과도하게 끌어다 쓰지 않기로 한다는데 합의할 의사를 비치는 말들은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모종의 다른 해결방안이 모색돼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정부들과 민간사회 사이에는 굉장히 풍부한 경험들이 있습니다. 물에서 소금기를 제거하는 탈염방법 등에 관한 새로운 생각들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국가를 초월한 지역 에너지-수자원 위원회야말로 이 중요한 공통된 자원을 정치인들의 수중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봅니다.”

요르단의 핫산 왕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유혈 폭력충돌을 해소하고 평화협상으로 되돌아가도록 현재 전개되고 있는 노력은 환영할 일이지만 충분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 미국과 유럽연합 정부 관계관들의 방문과 중동 지역 정상들의 미국, 브뤼셀 유럽연합 본부 방문 등 모든 외교활동의 막후에는 선의가 있다는 것은 크게 주목해야 할 일이지만 아무에게서도 중동지역의 장래에 관한 구상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요르단의 핫산 왕자가 제시하는 중동지역 장래에 관한 구상은 단지 지역의 평화만이 아니라 지역의 자원공유와 농경에서부터 에너지 이용, 실업과 빈곤에 이르기까지 공통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에 관한 것입니다. 핫산 왕자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유럽 국가들이 함께 뭉쳐서 협력했던 것과 같은 형태의 보다 큰 지역 내 협력을 오래 전부터 주창해 왔습니다. 그러나 중동 지역 국가들로부터는 아직까지 그런한 획기적인 조치들을 강구할 태세가 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구의 친구들 중동지부 같은 단체는 중동지역에 대한 평화협상과 민주화 등을 위한 외부의 압력이 자신들의 견해에 정부들이 좀더 많이 귀를 기울이도록 만드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