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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과연 화해하는가' - 전문가들이 보는 대서양 관계의 현주소 - 2005-03-09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은 얼마 전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첫번째 외국 방문이었던 유럽 순방을 마쳤습니다. 그에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유럽을 방문하는 등 부쉬 행정부는 유럽 각국 정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쉬 대통령의 유럽 순방 성과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미국과 유럽간의 관계를 전망하는 배경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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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쉬 미국 대통령의 유럽 방문은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손상된 대서양 양안 관계를 복구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세 나라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강력하게 반대했었습니다. 18개월 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가 안보 보좌관은 이 세 나라를 다루는 최상의 방법은 러시아는 용서하고, 독일은 무시하며, 프랑스는 처벌하는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유럽 연합의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행한 연설에서 지금은 서로 간의 견해 차이를 뒤로 미뤄 둘 때라고 말했습니다.

“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우리의 강력한 우호 관계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 어떤 일시적인 논쟁이나 현재의 정부들간의 견해 차이, 또는 지구 상의 어떤 힘도 우리를 갈라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대서양 양측의 전문가들은 부쉬 행정부와 유럽의 각국 정부들이 이라크를 둘러싼 이견을 뒤로 미뤄 두기로 결정했다고 풀이합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유럽 전문가 티모시 가톤 애쉬 교수는 양측은 이라크의 장래에 이해 관계가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각국 정부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이 이라크 문제를 덮어 두려는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이 크게 눈에 띕니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 이라크에서 하고 있는 그 어떤 일이 대서양 양안간의 중요한 갈등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폴란드 외무차관을 역임한 미국 기업 연구소 (AEI)의 유럽 전문가인 라덱 시코르스키 씨는 양측이 서로 협력할 때 대서양 양안의 동맹 관계가 더 잘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많은 유럽인들은 손상된 관계가 회복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쉬 2기 행정부도 유럽과의 분쟁에 너무 큰 댓가가 따랐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 활발한 활동을 펼친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 그리고 이라크를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의 협력이 이루어졌던 앞의 두 나라, 아프간과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라크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부쉬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양측을 더욱 밀접하게 만든 것으로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쉬 대통령은 아직도 계속 유럽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독일 마샬 기금이 최근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응답자의 62퍼센트와 독일 응답자의 59퍼센트가 부쉬 대통령이 국제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아주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베를린의 외교에 관한 독일 위원회의 고위 미국 전문가 버나드 메이 씨는 그같은 견해가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사람들이 부쉬 대통령은 단순한 카우보이로서 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에도 부쉬 대통령에 대한 일반인들의 태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각국 정부들로서는 상황이 약간 더 어려워지겠지만, 만일 의지만 있다면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럽과 미국 사이의 명백한 화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이란의 핵 무기 개발 의혹이나 중국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려는 유럽의 계획 같은 핵심 쟁점들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제관계 연구소의 유럽 전문가 도미니크 므와시 씨는 양측이 다른 견해를 갖는 것은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 우리는 아직도 세계를 같은 모습으로 보지 않습니다. 미국인들은 세계에서 훨씬 더 활동적이고, 세계의 목표는 세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인들은 휠씬 더 신중합니다. 아마도 미국에 비해 그럴 수 있는 수단이 적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은 동맹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유럽은 미국에 대한 존중을 보이는 겸허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쉬 대통령의 유럽 순방으로 손상된 관계가 치유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출발일 뿐이며, 이제는 일부 긴급한 현안들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을 찾기 위해 서로 협의하고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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