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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내 과거 스파이 활동 폭로한 비밀 경찰 정보 문서들 - 2005-02-06


폴란드에서는 공산주의가 붕괴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과거에 국가 비밀 경찰에 의해 수집됐던 개인 정보 문서들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민주화를 요구하던 야권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담당했던 여러명의 인사들을 포함해서, 이름을 대면 깜짝 놀랄만한 사람들이 한때 밀고자로 활동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비밀 정보 공개를 바탕으로 폴란드가 과거사를 묻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특정 단체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같은 과정이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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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가 붕괴된 직후에 비밀 경찰의 문서들을 공개했던 대부분의 다른 구 소련권 국가들과는 달리 폴란드는 보다 신중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연대 노조의 지도자 레흐 바웬사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약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폴란드의 비밀 문서들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같은 비밀 문서들을 위임받은 폴란드 전국 추모 기구의 안제이 아세니욱 대변인은 박해의 희생자들이 이제야 비로소 반대 활동을 이유로 자신들을 괴롭힌 보안 당국자나 그들의 조력자들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바르샤바에 있는 친 유럽 계열의 우니아와 폴스카 재단의 크쉬슈토프 보빈스키 국장에 따르면, 공산 당국자들은 수 십년 동안, 미약하게나마 중요하다고 간주되는 모든 사람들을 상대로 첩보 활동을 벌였습니다.

비밀 경찰은 만일 어떤 사람이 조선소 근로자라면, 그 사람을 조선소의 분위기를 말해줄 수 있는 밀고자로 모집하기를 원했을 것이라고 보빈스키 국장은 설명하면서, 비밀 경찰은 성당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카톨릭교회 신부들까지도 밀고자로 모집하려고 시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사를 받았거나 밀고를 당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개인 문서 열람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연구원들과 언론인들도 접근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폴란드 공공 문제 연구소의 레나 콜라스카-보빈스카 국장은 가까운 장래에 자신의 문서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모르는 것 보다는 아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는 콜라스카-보빈스카 씨는 그 자료집은 역사로서 자신의 삶의 일부였다고 말하면서, 비밀 경찰이 자신의 개인적인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미 그 비밀 개인 문서들은 사회적 파문과 불편을 불러 일으키고 있지만,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감시를 당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한때 밀고자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폭로되고 있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오랜 친구와 동료, 심지어는 가족들까지도 자신들의 문서 속에서 밀고자로 거명됐음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욱 당황스러운 일은 비밀 경찰과 접촉을 가졌던 것으로 기재된 폴란드 반 공산주의 운동의 지도자들에게로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중에는, 지난 1970년대에 비밀 경찰과 협력했다는 비난이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중에 제기되었다가 나중에 법원에서 그같은 혐의사실이 기각된바 있었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도 들어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추주 브랜데이스 대학의 폴란드 문제 전문가 안토니 폴론스키씨는, 이와 관련해 반드시 신중하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오래된 경찰 자료들을 다루어야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폴란스키 씨는 이 비밀 경찰 자료들은 어느 정도까지만 믿을수 있지 그이상은 신뢰할 수가 없다면서, 만일 어떤 사람이 비밀 경찰에게 말을 하면 경찰은, 그의 상관에게 누구 누구가 밀고자로 일한다고 보고하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경찰은 직무상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상관들에게 그렇게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문에 그 자료들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폴란스키 씨는 덧붙입니다.

폴란드 국립 회상 연구소의 안드르제이 아르세니크 대변인은 그 누구도 자료들이 공개됨으로 인해 새로운 희생자들이 나타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합니다. 아르세니크대변인은 그러나, 과거란 결코 무시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아르세니크 대변인은, 비밀 경찰은 폴란드의 가장 최근의 역사이고, 또 많은 이들에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억이지만 그같은 역사에 대한 지식은 언제나 끊임없이 새로운 자료를 통해 보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니아와 폴스카]의 크르쉬토프 보빈스키씨도 이에 동의합니다.

보빈스키 씨는 공산 통치 시절, 사람들이 어느 정도나 비밀 경찰 , 탄압 기관들과 연계됐었는지 아는 바가 없다면서, 그들이 누구인지 , 또 누구였는지 그들의 실체를 알아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안토니 폴론스키 연구원은, 경찰 자료 진상 조사를 민족적 참회 행위로 받아들이는데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폴론스키 연구원은 이번 자료공개는, 오히려 공산시절 민주화를 위해 일했고 오늘날 유럽 통합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수치감을 주기 원하는 폴란드 국수주의 정치적 파벌들에 더욱 연계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폴론스키 연구원은 이는 과거와의 투쟁이 아니라면서 또다른 수단의 정치적 술수라고 말했습니다. 폴란드의 대중 정치 세력은 자신들이 국민 여론, 특히 친 유럽 여론을 뒤바꿀수 있을 것으로 믿도록 고무돼왔다면서, 폴론스키 연구원은 대중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인들이 극비 사항이 아닌 것을 폭로함으로써 오직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레나 콜라스카 보빈스카 폴란드 공공 연구소 소장은 사임이 예상되는 가운데 체코와 구동독 모두 공산권 붕괴후 전환과정 초기, 이같은 과정을 겪었다면서, 매우 힘들었지만 그들은 잘 극복해 냈다고 말했습니다. 보빈스카 소장은 앞으로 몇년간 폴란드 비밀 경찰과 관련된 정보들이 계속 공개 노출될 것으로 자신은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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