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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美 국방부 내 비밀첩보부서' 신설 논란 증폭 - 2005-01-26


미국내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던 미 국방부내 첩보 기구 신설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이 같은 사실을 서둘러 무마하고 있습니다만, 일각에서는 중앙정보부와 국방부 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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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국방부의 첩보 부서 신설에 대한 경위 부터 설명해 주시죠

답 : 미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최근 미 국방부가 자체 내에 해외 첩보 활동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SSB, 일명 전략 지원반을 신설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특종 기사를 보도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이 부서에는 상황분석관과 외국어 전문가, 특수 임무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으며, 앞서 말씀드린 두 나라 뿐 아니라 소말리아와 예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정보 수집 활동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활동은 주로 적국이나 위험 국가의 군사적 동향에 관한 정보수집에 촛점을 맞춰왔던 국방부의 전통적 임무를 벗어나 해외 대민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중앙정보국 CIA의 임무를 침해한 월권행위라는 지적과 함께 의회의 승인 없이 국방부 예산을 전략 지원반의 활동에 사용한 것등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 : 국방부는 이러한 첩보 부서 신설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 미 국방부는 9.11 테러 이후부터 해외 첩보 활동의 개혁과 향상에 노력해 왔다고 인정하면서도 럼스펠드 장관이 법을 어기고 그의 관장 하에 대외 첩보 부서를 신설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백악관의 맥클렐런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은 9.11 진상 조사 위원회가 권고했던 인도주의적 차원의 정보능력 확대 차원에서, 국방부의 정보 능력 확대를 반기고 있다고 말하고, 이라크와 같은 전투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국방부의 정보 수집활동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클렐런 대변인은 그러나 국방부의 첩보 부서 신설 여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 의회에서도 국방부 관리를 호출해 상황 설명을 들었으나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럼스펠드 장관의 월권행위가 개입된 것이 아니냐며 청문회 개최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문 : 정보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떤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까?

답 : 전문가들은 국방부와 CIA 관리들간에 쌓여 있던 오랜 불신과 감정이 이번 국방부 첩보 부서 논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CIA에서 30여년간 근무하다가 작년에 사임하고 현재 매릴랜드주립대학의 정보 정책 센터 책임자로 있는 리 스트릭랜드씨는 이번 문제는 CIA로부터 제공받는 정보의 양과 수위를 그동안 탐착지 않게 여겨왔던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트릭랜드씨는 첩보 부서 신설은 럼스펠드 장관의 바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만약 럼스펠드 장관이 자신의 첩보 부서를 갖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때와 장소, 방법에 구애 받지 않고 얻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육군 정보부서의 책임자로 근무했던 윌리엄 오돔 전 육군 중장은 이번 첩보 부서 논란이 CIA의 부실한 정보수집 능력에 불만을 느껴왔던 국방부의 대응 차원에서 진행됐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1980년 이란의 미국 대사관 인질 구출 작전에서 본격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돔 전 장군은 당시 구출작전에서 CIA는 그 어떤 유용한 정보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육군 정보부서가 일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자 CIA는 육군의 정보 활동을 용납하지 않아, 이후 두 기구간에 불신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 전문가 모두 지난 테러와의 전쟁 수행에 있어서 양 부서가 어느때보다 조직적으로 협력하면서 정보 활동을 전개해 왔다고 지적하고, 가장 큰 문제는 두 부서의 힘겨루기 즉 주도권 다툼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릭랜드씨는 이러한 힘겨루기는 불필요하고 지혜롭지 못한 처사라면서 약측간에 신뢰가 먼저 회복되야 하고 의사 소통이 보다 원할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 이번에 신설된 국가 정보 국장이 임명되면 이러한 논란이 어느정도 잠잠해지지 않겠습니까?

답 :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국방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방부의 정보에는 특수한 임무들이 많은 만큼 별도의 명령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해 왔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에는 15개의 정보부서가 있는데 이 가운데 8개 부서가 국방부 소속입니다. 이 때문에 국방부와 관계가 두터운 척 헤이글 연방 상원의원은 현재 국가 정보국장과 군 정보당국의 명령체계를 분리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돔 전 장군은 정보 개혁법이 현 국방부와 CIA간의 불신적인 관계에는 큰 변화와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럼스펠드 장관의 관료적이고 제국주의적 사고는 정보 기관간의 효과적인 협력관계에 적지 않은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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