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美 언론 취임사 논평과 2기 부쉬의 당면 과제 - 2005-01-21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20일 취임식 행사 일정을 모두 마치고 21일부터 본격적인 국정 2기의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오늘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와 부시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 대한 미 언론들의 논평, 그리고 부시 2기 행정부가 당면한 과제들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

문 : 먼저, 21일 첫 국정 업무를 시작한 부시 대통령과 미 정가의 표정부터 전해주시죠

답 : 부시 대통령은 21일 오전 미 대통령들의 오랜 전통에 따라 카톨릭계 내셔널 대성당에서 한 시간동안 기도 예배를 드린 후에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예배는 카톨릭뿐 아니라 기독교와 회교, 유대교 등 다양한 계통의 종교 지도자들과 친인척 등 3천2백여명이 참석해 4년간의 국정 2기 업무를 시작하는 부시 대통령을 기도로 축복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집권 2기의 업무 시작은 취임식 행사로 잠시 쉬었던 정치 결전의 재개를 알리는 첫 신호이기도 합니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21일 공화당의 극단적인 정책들에 대항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전투를 벌이겠다며 어느때보다도 강한 결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념의 표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민주당은 상원외교 위원회에서 인준이 이미 통과된 콘돌리자 라이스 신임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승인표결을 당초 예상됐던 20일에서 다음주로 연기시켰습니다.

문 : 부시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 대해서 미 언론들이 21일 일제히 논평을 내놨는데요. 어떤 지적들이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답 : 부시 대통령은 20일 취임 연설에서 전세계 자유의 신장과 폭정의 종식을 강조했는데요. 워싱턴 포스트는 논평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전부터 이러한 야망을 언급한 만큼,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역사학자들과 외교 정책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자신이 강조한 자유 신장에 대한 이상과 야심찬 표현들을 어떤 방법으로 실현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언론들 역시 부시 대통령이 이날 구체적인 이정표와 방법의 제시 없이 두리뭉실하고, 비교적 고상한 차원의 상징적인 표현들을 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들이 지적한대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국제사회의 자유신장을 강조하면서도 대상국인 이라크나 이란, 북한은 물론 동맹국들과의 협력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부시 대통령이 테러리즘이라는 말 대신에 더 포괄적인 의미의 “폭정’이라는 수사적 용어를 사용해 미국의 오랫동안 견지해 왔던 구체적인 관심사와 우주적인 인권사이의 긴 긴장관계를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의 중대한 관심사와 우리의 가장 깊은 믿음은 현재 하나”라고 강조해 자유에 대한 통찰에 있어 미국과 세계를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를 했었습니다.

문 :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 부시 대통령의 1기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써왔던 예일대학교의 존 루이스 가디스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역대 취임 연설 가운데 존경을 받고 있는 대통령들의 연설 경향을 따라 ‘자유 신장’ 이라는 이상적인 목표를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가디스 교수는 미국인들은 내일 당장 자유에 대한 이상이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을 분명히 제시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국가 안보 보좌관을 역임했던 샌디 버거는 이번 연설이 미국 정책에 있어 올바른 지침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부시 스스로 성취하기에는 너무 높은 이상을 제시했다고 폄하했습니다. 버거 전 보좌관은 특히 러시아와 중국의 예를 들면서, 체츠냐의 분리 시도를 무력으로 제지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와 범 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을 함께 치뤄야 하는 상황, 중국에 정치적 자유에 대한 압력을 계속 행사하면서 동시에 북핵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 정부를 상대로 지원을 청해야 하는 난제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부시 2기 행정부가 당면한 최대 과제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부시대통령이 자신이 제시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미,중.러 3개국간의 외교 승부를 어떻게 펼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구체적이지 않고 여러 과제들을 비껴간 비교적 고상한 연설이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는 역대 대통령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고 평가하고, 국정 2기의 보다 구체적인 밑그림들은 다음달 7일에 있을 새해 첫 국정연설에서 제시될 수 있을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문 : 취임식은 화려했습니다만 북핵문제를 포함해서 부시 대통령이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결코 만만치는 않을텐데요. 당면한 주요 과제들을 간단히 정리해 주시죠

답 : 우선 테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고, 이라크의 민주주의 실현과 불안 해소, 국가 정책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대됩돼 있는 미국인들을 화합시켜야 하고 1949년 이후 역대 취임 2기를 시작하는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 해야 하는 것이 주요 장애물들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 밖에 집권당인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마저 반대하고 있는 사회 보장 즉 은퇴 연금 제도와 이민법 개혁, 민주당이 배수의 진을 치고 막으려고 하고 있는 연방 대법관의 보수적 인사 지명과 낙태 및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에 대한 헌법 개정 추진, 최악의 재정 적자폭 등 경제 회복의 책무, 그리고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해결등 산적한 과제들이 부시 대통령의 앞에 놓여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임 국가 정보 국장의 발탁 문제, 열흘뒤에 치뤄질 이라크 총선거, 다음달 있을 유럽 순방을 통해 이라크 전쟁으로 소원했던 양측 관계를 조속히 회복하는 것이 당장 부시 대통령이 치뤄야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