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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냉전시대 중국에 대해 부정확한 정보 가졌었다'  - 2005-01-07


지난 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수 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미 정보계 사상 최대 규모의 개편안에 서명함으로써 이 개편안이 정식 법제화함에 따라 미 정보계 내부의 도전 과제와 결점들이 주요 뉴스로 부상했습니다.

미 정보 기구들에 관한 해결책은 새로운 것일지도 모르지만, 정보 수집과 관련된 문제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논난을 불러일으켜 왔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기밀 해제한 문서들은 미국 정보계가 특히 미국의 주요 경쟁 대상이 공산 중국이었던 냉전 시대기간 중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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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전에 미 정보 기구들에 있어서 비밀에 싸인 고립된 중국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국가 정보 위원회가 최근 1948년 부터 1976년까지 중국에 관한 미국의 최고급 정보를 반영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문서들을 기밀 해제하면서 미 정보 기구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실수들이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제71 국가 정보 예측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에서 공산주의 정권이 출범한 직후부터 공산 중국 최초의 지도자 마오쩌둥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30년간을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곳 워싱턴에 있는 조지 타운 대학의 낸시 터커 교수는 당시 미국과 중국이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있지 않았었기 때문에 미국 정보 기구들이 중국에 관한 양질의 정보를 직접 수집하지 못했었다고 설명합니다. “ 이 정보 예측 보고서가 포함하고 있는 기간 동안에 미국인들은 사실상 중국에 대한 정보를 직접 입수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미 정보계는 전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서 전해듣는 내용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1979년에 이르러서야 외교 관계를 수립했습니다. 터커 교수는 양국간 외교 관계가 수립되기 이전에 중국에 관한 직접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국가 정보 예측 보고서에서 일부 상당히 부정확한 평가가 내려졌다고 지적합니다.

“가장 터무니 없는 오류들 가운데 두 가지는 중국과 소련의 균열과 중국의 핵 폭탄 개발 진전에 관한 미국 정보계의 이해 부족을 반영하는 국가 정보 예측 보고서 내용입니다. 이 두 가지 사례들은 모두, 국가 정보 예측 보고서가 중국과 소련 사이의 균열이 실제 상황 만큼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확신했는가 하면 중국의 과학적 능력을 과소 평가했던 것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민간 연구 단체인 부르킹스 연구소의 리차드 부시 선임 연구원은 1995년부터 1997년 까지 국가 정보 위원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냈습니다. 부시 연구원은 지난 1958년에 중국이 타이완의 금문도와 마조도에 포격을 가한 사건을 예로 들면서, 당시 미국 정보계는 중국이 미국과 타이완 사이의 유대 관계의 강도를 시험하기 위해서 그러한 일을 감행했다고 평가한 것은 옳은 판단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당시에 중국과 타이완의 충돌이 중국의 국내 정치로 인한 것이었다거나 중국이 다른 지역에 있는 반미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서 혹은 미국과 타이완의 의지를 검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는 추측들이 제기됐습니다. 제가 제일 마지막에 언급한 해석, 이른바 ‘검증 이론’은 지금의 학계에서는 그다지 인기 있는 이론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시 마오쩌둥이 심중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에 관해서 중국 소식통으로 부터 나온,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정보들에 근거해 보면 그 검증 이론이 사실상 맞는 것처럼 들립니다. 따라서 미 정보계가 당시 상황을 정확한 판단에 의거해서 올바르게 해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밀 해제된 문서들은 중국에 관한 미국 정보계 분석의 불과 일부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버지니아 주립대학교의 첸 지안 교수는 미국과 중국 양국의 견해를 일반에 알리기 위해서 충분한 량의 문서들이 기밀해제 됐다고 말합니다.

“국가 정보 예측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됨으로써 학자들은 냉전 시대에 일부 요소들이 미국으로 하여금 왜 그리고 어떻게 중국을 잘못 인식하도록 일조했는지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을 통해서 결국에는 그 오해의 근원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단지 우리에게 역사를 이해하도록 해주는 것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현재와 미래의 관계를 전망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늘날 인공위성 사진과 같은 기술의 진전은 미국의 정보 수집 노력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첨단 장비들이 훨씬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양산해 내고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 분석가들의 작업은 결코 수월해지지 않았습니다. 1960년대에 미 국무부 극동 정보 책임자였던 알렌 휘팅씨의 말입니다. “정보 분석 작업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해졌습니다. 저는 여러 인공위성 사진들에서 정보가 될 만한 사진들을 추려내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결코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조지 타운 대학교의 낸시 터커 교수는 첨단 기술과 보다 확대된 정보 접근이 미국의 정보 평가 과정을 수 십년 전에 비해 더욱더 상세하고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터커 교수는 또한, 미국에 대한 2001년 9-11 테러 공격을 둘러싼 진상을 분석하는 9-11 테러 진상 조사 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장문의 보고서가 미 정보계에 초래한 긍정적인 영향도 강조했습니다. “정보는 정확한 과학이 아닙니다. 저는 9-11 보고서가 미국 정보계를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터커 교수는 미 정보계가 자체 역할을 상당히 잘 수행해 왔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중국과 같은 나라들에 대한 정보는 결코 미국 정부 관리들이 원하는 만큼 그렇게 신뢰할 만한 것이 될 수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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