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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美 일부 공립학교, 반진화론 'Intelligent Design' 채택 - 2004-11-23


미국내 시사 동향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진화론은 과학교육에 있어서 떨어질 수 없는 필수 요소이자 핵심이론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년사이에 미국의 교육계에서는 진화론에 도전하는 새로운 흐름들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내 시사 동향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진화론은 과학교육에 있어서 떨어질 수 없는 필수 요소이자 핵심이론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년사이에 미국의 교육계에서는 진화론에 도전하는 새로운 흐름들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바로 ‘Intelligent Design’ 우리말로 옮기자면’ 우리말로 옮기자면 ‘명철한 구상’이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어떤 얘기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 Intelligent Design 이란 이론이 우리에겐 생소한 말 인데요. 먼저 어떤 내용을 말하는것인지 설명해주시죠?

답 : 신이 우주 만물을 창조했다는 기독교인들의 창조론에 기초를 둔 이론입니다. 예를들자면 ‘지구의 나이는 6천년에 지나지 않는다’ 라든가…우리 인간이 생각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지존한 존재만이 복잡한 우주 세계와 진화를 설명 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그러나 이 이론은 일반적으로 창조론 처럼 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며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원시 지구 시대라든가 진화론도 형식적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Intelligent Design’의 주요 내용은 우주만물의 형성과 진화론의 맹점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진화론이 말하는 ‘자연선택’은 유전자 코드의 완전함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든가, 동물들과 달리 사고 능력을 갖고 있는 인간의 영적인 세계에 대해 과학으로는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진화론이 완전한 사실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문 : 이러한 이론을 채택하는 학교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추세가 어느정도나 됩니까?

답 : 이미 오하이오주, 그리고 조지아주와 텍사스주 등 소위 바이블 벨트라고 불리는 남부지역의 일부 카운티 교육 당국은 ‘Intelligent Design’의 모체인 창조론과 기존의 진화론을 함께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일부지역에서는 창조론을 일부 수정한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조지아주 애틀란타 외곽에 위치한 콥 카운티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과학 교과서의 첫표지 안에 ‘진화론은 하나의 이론이지 사실은 아니다’ 란 문구를 집어놓을 것을 카운티 교육법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위스콘신주의 그란츠버그 교육구역은 지난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뤄진 주민선거에서 창조와 관련한 다양한 이론들을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조치한 주민발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펜실버니아주의 도버 카운티등 일부 보수적 카운티들 역시 이달 초 실시된 주민 투표에서 ‘Intelligent Design’이론을 진화론과 함께 가르치는 안을 통과 시키는 등 이 같은 추세가 미 전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 :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어떤 이유들이 있습니까?

답 : 일간지인 ‘크리스챤 사이언스 모니터’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루면서, 이 같은 추세의 배경에는 올 대통령선거에서도 큰 힘을 발휘했던 보수 기독교인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의 종교 보수주의자들 특히 기독교인들은 지난 1925년 스코페스 소송 건을 시작으로 진화론에 대해 끊임없이 싸워왔습니다. 그러나 1987년 연방 대법원이 제정 분리 원칙을 들어 공립학교의 창조론 교육 금지판결을 내리면서 기독교인들의 창조론 교육 목소리는 한동안 잦아졌습니다. 그러나 소송에 패한 기독교인들이 운동 방향의 촛점을 수정하고 신에 대한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채 진화론의 불확실성에 의문을 던지는 ‘Intelligent Design’과 같은 이론을 제기하면서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문 : 진화론 지지자들과 과학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이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답 : 진화론 지지자들은 ‘Intelligent Design’이 그저 창조론의 외투만 덮어썼을뿐 창조론의 진화형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과학잡지인 National Geographic은 최근 Intelligent Design 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자 이를 경계하는 내용의 심층분석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이 잡지는 화보에 ‘다윈이 잘못됐는가?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첫 페이지에 정답은 ‘No’라고 쓰며 그 이유들을 열거했습니다. 이 잡지의 편집장인 윌리엄 엘런씨는 과학은 사실에 기초를 두고 있다면서 창조론이나 ‘Intelligent Design’은 이런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창조 이론들에 관한 토론은 과학 수업이 아니라 사회 과목 같은 분야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많은 과학자들 역시 진화론의 부정추세에 대해 말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 학교에서 실질적으로 수업을 가르치는 과학교사들도 많은 혼란을 겪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 창조론과 관련되 교재가 많지 않은데다가 교사들이 시간을 할애해 다시 공부를 해야한다는 부담때문에 반발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 오하이오주의 일부 교육구에서는 교사들의 반발이 심해 진화론에 근거한 교재만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Intelligent Design 이론을 담은 ‘팬다 북’이란 책과 같이 무리없이 과학 교재로 사용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커리큘럼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Intelligent Design 이 마치 영혼과 과학의 만남같다고도 말하면서 강요가 아니라 선택인 만큼 다양성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Intelligent design을 시행하는 일부 지역의 교육위원들 사이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있고, 조지아주에서는 일부 무신론자 학부모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마찰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반진화론 추세가 앞으로 교육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국인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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