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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의 일본 국기/국가에 대한 발언, 민족주의 논쟁 초래 - 2004-11-04


일본의 아키히토 천황은 지난 달 28일, 일본의 교사와 학생들에게 국기인 히노마루에 경의를 표하고 국가인 기미가요를 제창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공개적으로 견해를 표출하는 일이 드문 천황의 이같은 발언에 뒤이어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 시대의 상징인 히노마루와 기미가요를 둘러싸고 새로운 논난이 일고 있습니다. .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와 국기인 히노마루는 일본이 아시아 대부분 지역을 침공해 점령했던 제국주의 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1945년 세계2차대전에서 패전한 이후, 일본이 히노마루와 기미가요를 통해 노골적으로 애국심을 표출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일본 식민시대의 유산에 대해 비판적인 많은 일본인들은 학생들에게 학교 행사에서 히노마루에 경의를 표하고 기미가요를 제창하도록 의무화 하는데 반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천황이 자신의 가든 파티에 참석한 손님과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기자들의 마이크에 포착됐습니다.

천황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보이라고 강요하는 데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이례적인 천황의 발언은 하객중 한 사람과 대화하는 중에 나왔습니다.

도쿄 교육위원회의 요네가와 쿠니오 위원은 각급 학교에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부르도록 만들기 위한 전국적인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천황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습니다. 일본 천황이 애국심 강요에 반대한다고 요네가와 위원에게 한 발언은 정부 내에서도 논란을 촉발시켰습니다.

아키히토 천황의 부친인 고 이로히토 천황 시절, 군부가 일본을 주도했고 아시아 전역을 침공했습니다.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는 20세기 전반기에 한반도와 중국 북부에 대한 일본의 가혹한 식민 통치와 동남아시아 침공 당시의 강력한 상징이었습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일본은 평화헌법을 채택했고, 군국주의 시대의 과거를 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단지 소규모 비주류 단체들만이 민족주의를 옹호했습니다.

천황의 애국심 강요 반대 발언으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주지사가 난처한 입장에 처했습니다. 이시하라 주지사는 노골적인 민족주의자로 미래의 총리 경쟁자로 간주되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시하라 주지사는 도쿄 주 정부가 지난 해 교사와 학생들에게 기미가요를 제창하도록 만든 것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조치로 인해 이시하라 주지사는 많은 민족주의자들이 국가적 자부심의 중심으로 간주하고 있는 천황과 마찰을 빚게 된 것입니다.

이시하라 주지사는 공무원들은 의무를 따라야 한다는 취지 아래 그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누구든지 무엇을 하도록 강요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약간 상충되는 발언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도쿄 교육위원회는 지난 해 국가 제창을 거부한 200명 이상의 교사를 처벌했습니다. 그 때문에 고용 계약이 갱신되지 않은 일부 교사들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교육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일부 각료들도 이같은 논란에 뛰어 들었습니다. 일부 각료들은 천황은 단지 국가가 기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불려져야 한다는 개인의 소망을 표시하려고 한 것일 뿐인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나카야마 나라야키 교육 장관은 학교 교직원들은 공무원으로서 법과 정부의 지시를 따라야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수 십년 동안 보수적인 교육부와 좌익 계열인 노동조합에 속한 교사들 사이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교사들은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상징에 경의를 표하는 일이나 학생들로 하여금 그렇게 하도록 하는 일에 마음이 그리 편치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집권당 의원들을 비롯한 보수파들은 일본 어린이들의 국가적 자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애국심을 배양하도록 교육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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