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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괸영매체에 부쉬 비판글 실려 - 美/中 외교관 실랑이 - 2004-11-02


미국의 대통령 선거 투표일을 바로 앞두고 중국의 관영 영자신문에 죠지 부쉬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전 중국외교부장의 글이 실려 미국-중국 외교관 사이에 약간의 실랑이가 빚어졌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전외교부장의 글이 관영 매체에 실린 경위를 설명하라고 중국 정부에게 요구했고 중국 외교부는 이를 대수롭지 않은 사안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장치예 대변인은 1일 죠지 부쉬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관영 매체에 실린 것과 관련해 외국 특파원들로부터 질문공세를 받았습니다. 첸치천 전 중국 외교부장이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 데일리’에 실린 보기 드문 신랄한 논평을 통해 부쉬 대통령의 외교독트린은 위협과 무력사용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힐난했기 때문입니다. 첸 전외교부장은 또 이 글에서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이 어렵게 구축된 국제 반테러리즘 연합을 파괴해 버렸고 수 많은 민족간, 종교간 충돌을 촉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첸 전외교부장은 그러나 죤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 관계관들은 첸 전외교부장의 글 같은 외국 정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흔히 무시해버리는 것이 상례입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예외였습니다. 미 국무부는 첸 전외교부장의 비판은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표명했던 중국의 정책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중국측의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그에 대해 장치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첸 전외교부장의 비판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돌리려 했습니다.

장 대변인은 첸치천 전외교부장이 차이나 데일리 신문이나 다른 매체들과 대담을 가진 것도 아니고 차이나 데일리나 다른 매체에 글을 쓴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첸 전외교부장은 현재 공직에 있지는 않지만 중국의 외교노선 설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차이나 데일리는 중국의 다른 관영 매체와 마찬가지로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의해 엄격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중국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이견이 이 같은 관영 매체에 실리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홍콩 과학기술대학의 데이빗 즈웨이그 정치학 교수는 첸치천 전외교부장은 중국 외교정책에 관한 상당히 중요한 대변인 같은 인물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런 인물의 글이 차이나 데일리에 실린 것은 중국의 상당한 고위층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즈웨이그 교수는 풀이합니다. 또는 첸 전외교부장이 쓴것과 같은 글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임위원회나 고위 지도자의 동의가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외교부의 장치예 대변인은 첸 전외교부장의 논평 때문에 중국 정부가 당혹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어떤 외국 특파원의 질문에 대해 성난 반응을 보였습니다. 장 대변인 중국에서 발행되는 잡지수가 8000 개나 되고 신문도 2000개나 된다면서 각 신문 잡지가 매일 수 많은 글들을 게재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와 외교부의 대변인으로서 그런 글들을 모두 읽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여성 외교관인 장 대변인은 미국 국무부의 해명 요청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응답을 보냈다고 말했으나 해명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채 양국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 계속 대화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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