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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파월 장관의 서울 방문 배경과 의미 -  워싱턴 해리티지 재단  동북아 정책 분석가 발비나 황  - 2004-10-22


미국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3개국 순방의 일환으로 오는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서울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미 국무부는 파월 장관이 방한 중 한미동맹 강화 방안과 북핵 문제, 이라크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장관의 서울 방문 배경과 의미에 관해서 워싱턴 해리티지 재단 아시아 연구 센터의 동북아시아 정책 분석가 발비나 황 연구원의 견해를 들어 보겠습니다.

대담에 이연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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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파월 장관의 이번 서울 방문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1주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시기적으로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해외 방문을 계획할 경우, 상당히 오래 전부터 그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집니다. 게다가 미국 선거 과정에서 외교문제를 담당하는 장관들, 예를 들어 국무장관이나 국방장관, 그리고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장관급 관리들은 국내 문제를 담당하는 다른 장관들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선거 유세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파월 장관이 동북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이유는 미국으로서는 지금이 선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지역의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 대화를 갖고 미국은 여전히 동북아 지역을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북한 핵 문제가 이번 파월 장관의 서울 방문에서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주한 미군 감축 문제와 양국간 경제 협력 확대 방안 등이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파월 장관의 이번 서울 방문에서 어떤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실질적으로 그런 것은 파월 장관의 방문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관급 대화를 통해서 극적인 타결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해외주둔 미군 재편 문제나 북한 핵 문제에 관한 협상 , 그리고 다른 특정한 양국간 현안 등에서 어떤 종류에 대한 어떤 합의나 진전은 실질적으로 차관이나 차관보급 대화에서 협상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파월 장관의 방문은 다분히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위급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나서서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미국의 원칙과 목표를 다시 강조하는 것입니다.

문= 한국과 미국의 정 부 당국자들은 북한 핵 문제에 관해 양국간에 이견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실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부분적으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미국 당국자나 한국 당국자들이 북한 문제에 대해 서로 합의를 이루었다고 말할 때, 그것을 과장이라거나 허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또한 수사적인 표현을 벗어나 두 나라의 실제 행동을 보면, 양국간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 당국자들은 6자 회담에서 미국에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반드시 핵 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미국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 당국자들은 독자적으로 북한과 양자 회담을 갖 고 두 나라 사이의 현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런 행동들은 서로 다른 메세지를 전달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두 나라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두 나라는 같은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문=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올해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국의 외교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그같은 의견에 동의하십니까?

답=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외교정책의 방향이 전적으로 전환되거나 번복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물론 행정부의 교체로 인해 정책에 대한 태도의 변화나 정책 방향에 대한 약간의 조정을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케리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한과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지금 북한은 지금 미국 대선을 핑계로 6자 회담을 지연시키고 있는데요…. 선거가 끝난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답= 북한이 미국 선거를 구실로 6자 회담에 응하지 않으면서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기를 기다리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그런 행동은 현명하지 못한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로는 케리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정책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케리 후보가 대폭 변경된 정책을 시행하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결국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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