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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중동의 정치불안 등이 미국의 유가 폭등 불러와' -  전문가들  - 2004-10-13


최근 며칠 사이에 국제 원유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상승했습니다. 지금의 원유가격은 작년에 비해 1배럴당 20달러 이상 오른 것입니다. 석유가격의 폭등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난방과 자동차 연료의 과중한 부담을 의미합니다.

고유가는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이미 사회적인 주요 쟁점으로 떠 올랐습니다. 최근의 유가 폭등 원인으로는 자연재해에서부터 이라크전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원유가격 폭등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의 하나는 지난 9월 허리케인 [아이반]의 영향으로 미국 멕시코만 연근해 해저유전 플랫폼의 석유 생산이 거의 전면 중단된 것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멕시코만에서 300여개의 해저석유 굴착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는 [아파치 석유회사]는 대부분의 생산시설들을 복구했지만, 아직도 많은 복구작업이 남아 있다고 아파치사의 토니 렌티니 대변인은 말합니다.

렌티니 대변인은 현재 [아파치석유회사]의 멕시코만 생산량은 석유 약 30%, 천연가스 12% 정도가 감소했다고 밝히고, 이것은 해저석유 굴착 플랫폼의 파손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모든 생산시설이 복구되어 다시 정상가동 되려면 앞으로 두 달 정도 걸린다는 것입니다.

멕시코만의 다른 석유채굴회사들의 허리케인 피해도 아파치사의 경우와 비슷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석유와 가스의 4분의 1이 멕시코 만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이 같은 생산시설들의 파손이 단기간에 유가 상승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의 제임스 버크하트 연구원은 허리케인이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에 미친 영향은 별로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버크하트 연구원은 허리케인으로 파손된 일부 생산시설들은 내년 초까지는 생산에 들어갈 수 없을지 모르지만, 하루 8천 2백만 배럴에 달하는 세계 석유소비에 있어서 하루 수 십 만 배럴의 원유공급 차질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물론 미국에서는 수 십 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중요한 문제이지만, 전세계의 석유생산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적다는 것입니다.

버크하트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의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급증하는 석유 수요량이 수요공급의 완충역할을 하는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버크하트 씨는 지난 10여년동안 세계의 석유생산에 있어서 하루에 500만배럴 정도의 증산 여력이 있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증산여력은 하루 150만 배럴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가격상승에 대한 완충효과가 약화됐다고 말합니다.

석유산업의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때에 세계 최대의 석유생산지역인 중동에서 만연되고 있는 정치적 불안과 불확실성이라고 버크하트 씨는 지적합니다.

버크하트 씨는 최근의 급격한 석유 수요 증가와 나이지리아, 이라크, 러시아 같은 대규모 석유수출국들의 생산 차질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아직 생산 차질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내에서 벌어지는 테러공격의 격화가 국제 원유시장에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버크하트 씨는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젠, 앙골라 같은 일부 산유국들은 앞으로 수 년동안 산유량을 늘릴 여력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산유국들은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OPEC의 원유생산량 쿼터 실시에 따른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한편, 미국내의 정치단체들은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에 대한 투자를 늘리거나 생물에너지 자원과 풍력, 태양 에너지 같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석유연구소]의 선임 정책연구원인 레이욜라 두제르 씨는 에너지정책에는 모든 대체에너지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두제르 연구원은 얻을 수 있는 모든 에너지와 함께 에너지 절약과 대체에너지 개발을 함께 추진해야 하며, 국내산 에너지의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에너지절약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두제르 연구원은 미국 국회가 작년에 포괄적인 에너지법안의 통과를 미룬 것은 석유의 대외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의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은 원유 수요량의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국회에서 계류중인 에너지법안은 거대 석유회사들에 대해 너무 많은 혜택을 담고 있고, 대체 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는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두제르 연구원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보다는 이 법안에 있는 대로라도 에너지계획이 있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합니다.

두제르 연구원은 계류중인 에너지 법안은 미국의 국내 석유 생산을 촉진하고 재생산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며, 또 연료 규격을 단순화함으로써 심한 가격 등락을 완화하면서 정유회사들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도로 하는데에 도움이 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가까운 장래에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원유의 세계적인 수요와 공급에 대해 어느 정도 밖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두제르 연구원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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