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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전술의 달인 아라파트, '최대위기 봉착' - 2004-08-04


야세르 아라파트는 지난 40여년간 팔레스타인의 지도자로서 많은 도전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그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만큼 심각한 것은 일찌기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그의 오랜 적인 이스라엘로 부터의 도전이 아니라, 그의 정파 내의 여러 세력으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합니다.

수개월동안 내분이 수면 아래에서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이것은 몇주일 전 아라파트의 조카 무사 아라파트를 가자지구의 보안책임자로 임명한데 대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폭력적인 항의시위에서 드디어 표출됐습니다. 이 임명은 나중에 취소됐지만, 두명의 외국인과 부패인사로 지목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납치하는등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도층이 부적절하고 부패하다고 주장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가 표출되면서 이같은 소요사태는 요르단강 서안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비난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야세르 아라파트는 이같은 혼란을 잘 수습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도전은 과거의 경우와 다릅니다. 지난 1994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수립된 이후 처음으로 부패한 지도력에 대한 분노가, 가자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민병대이며, 야세르 아라파트의 파타운동에 연계되어 그의 통제하에 있던 알 아크사 순교여단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알 아크사 순교여단이 단순히 무장 민병대 조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세력으로 입지를 구축했으며, 야세르 아라파트에게 고분고분 순종하지만은 않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오는 2005년까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을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선언이 이같은 움직임의 촉매제가 된 것으로 분석가들은 믿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바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면 권력의 진공을 누가 채우느냐 하는 문제로 압축됩니다.

예루살렘의 공공문제연구센터의 요나단 할레비 씨는 알 아크사가 야세르 아라파트에게 정면 도전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할레비 씨는 “알 아크사 순교여단은 부패한 노병을 밀어내고 팔레스타인 정부를 장악하려고 하는데, 이스라엘 군의 철수가 바로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철수 발표가 나온 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내에서 이미 권력투쟁이 시작 됐다”고 말합니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가자지구의 소요사태가 이스라엘군의 점령에 따른 결과로 조직 내부의 부패와 친분관계에 대한 대중의 분노의 표출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대표이며, 야세르 아라파트의 조카인 나세르 알 키드와는 “기본적으로 우리를 파괴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부정하려는 이스라엘 점령하에서 정부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다른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문제를 매우 다른 시각에서 보며, 야세르 아라파트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루살렘 소재 팔레스타인 국제정치학회의 창립자인 마흐디 압둘 하디 씨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집안을 청소하고 더러운 때를 벗겨내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디 씨는 아라파트가 집권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하디 씨는 “선거가 필요하지만, 아라파트는 선거를 연기해가며 완벽하게 게임을 해나갈 것”라며 “아라파트는 전술의 달인이므로 최후의 날까지 그의 목표는 자신의 생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압델 하디 씨는 “팔레스타인 지도부내의 내분이 권력획득을 겨냥한 것이지만, 그것이 아라파트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아라파트는 팔레스탄인들의 상징이며, 희망이고 열망이라고 덧붙입니다.

그는 이어 아라파트가 권력 분할 협상에서 일부 그의 권한을 양보한다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더없이 다행이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디 씨는 “ 아라파트가 제 2의 만델라나 제 2의 간디가 되는 것은 기대할 수 없으며, 그는 그 자리를 유지하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디씨는, “그는 현재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므로 절대로 현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권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의 몸에서 마지막 피 한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라파트가 또 다른 태풍을 견뎌낸 것으로 보는 사람은 비단 압델 하디 씨 뿐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정보책임자인 아론 제에비 파르카쉬 소장은 3일 최근 아라파트에 대한 도전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파르카쉬 장군은 이스라엘 국회에서 아라파트는 이 위기에서 살아남을 것이고, 그에 대한 도전은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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