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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들도 김선일씨 참수에 분노, 경악 - 2004-06-24


김선일 씨의 참수에 미국의 한인들도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라크 무장단체가 처형 시한을 연기했다는 보도가 전해 지면서 김 씨의 구출 노력에 한 줄기 빛이 드리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던 시점에서 김 씨의 참수 소식이 전해져, 김 씨의 무사 귀한을 바라던 한인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김영근 워싱턴 한인연합회장은 이럴때 한국은 단호하고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이로 인해 오히려 국론 분열이 재개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한인 사회 일부에서는 민간인을 야만적 방법으로 살해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아랍계 상점에 대한 불매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이 아니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런 때 일수록 더욱 냉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이건우 목사는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곳 워싱턴에서는 23일부터 김선일 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흰색 리본 달기 운동을 전개되고, 그밖의 로스엔젤레스와 뉴욕 등 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국의 여러 도시들에서도 김선일 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촛불집회와 기도회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김선일 씨가 파병 철회를 내건 이라크 무장 단체에게 무참히 살해되면서 미국내 한인들 사이에서도 다시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찬반 논란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일부 파병 반대자들은 명분없는 전쟁에 애꿎은 한국 젊은이들이 희생돼서는 안된다며 파병 계획이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국제적 약속과 국익을 내세우며 파병 불가피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부 젊은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파병 반대 입장에서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의 외교력 부재도 지적이 됐습니다. 특히 얼마전에 일본인 인질이 무사히 플려났던 사례를 들면서, 정부의 무능함과 외교상의 문제점들도 질책했습니다.

워싱턴의 ABC 방송은 김선일씨 참수 소식을 전하면서 한인 사회의 반응도 자세히 전했습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LA 한인들이 김씨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를 연 소식을 크게 보도했습니다.

(이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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