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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가장 오래된 분쟁지 '서부 사하라' - 2004-06-02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랜 분쟁지역의 하나는 [서부사하라]라고 부르는 사막입니다. 이 아프리카 북부지역에 위치한 서부 사하라는 모로코와 원주민인 사하라위족의 반란운동인 [폴리사리오 전선]이 저마다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2월 27일 저녁 난민수용소는 활기가 넘칩니다.하지만 한낮에는 이 서부 사하라의 원주민인 사하라위 족의 난민수용소는 아주 조용합니다. 사람과 차의 왕래도 없습니다. 여기서는 몇사람만이 아주 낡은 고물 찝차를 갖고 있습니다. 알제리 서남부의 이 척박한 땅에 야생동물의 흔적은 없습니다.

2월 27일 이곳에 수용돼 있는 16만명의 사하라위 족 난민과 다른 네곳의 수용소에 있어서 1년은 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봄철의 모래폭풍, 이글대는 여름의 폭염과의 싸움입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란 주로 이웃집을 방문한다든가, 전통적인 보드 게임을 한다든가, 아니면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갈 그날을 기다리면서 주로 실내에서 지내는 것입니다.

1975년 스페인은 북아프리카 영토에 대한 지배권을 모리타니아와 모로코에 넘겨주었습니다. 폴리사리오는 4년 뒤 모리타니아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그러나 모로코는 서부 사하라 사막에 모래 장벽을 쌓고 전지역이 자기네 소유라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도 그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분쟁은 결국 많은 사하라위 족에 많은 난민들을 양산했습니다. 현재 사하라위 족의 여러 세대들이 이런 알제리 난민 수용소에서 난민으로 태어나고 성장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셀마 보울라히 씨와 같이 일부 사람들은 그들이 영원히 난민수용소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보울라히 씨는 “30년간이나 이 난민수용소에서 지냈는데 여기는 전쟁도 없지만 평화도 없으며, 어느 면에서 전쟁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며, “전쟁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곳 사람들은 모두들 뭔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호기관들은 매달 이들에게 밀가루와 설탕, 통조림 우유, 차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사하라위 난민들은 또한 염소와 닭을 키우고 얼마간 채소도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수가 귀하며, 구호요원들은 많은 사하라위 어린이와 임산부들이 영양실조 상태라고 말합니다.

유엔고등판무관실의 현지 파견관인 엘자키 에이싸 씨는 미래의 전망에 대해 이들의 삶이 개선될 희망은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에이싸 씨는 “이곳은 사막이라 농사를 지을 수가 없으며, 또한 알지에에서 2천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어서 상업이나 장사도 영세하다”며 “토지가 척박하고 농업용수도 없어 농업은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난민들은 모든 것을 국제사회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사하라위 난민들에 대한 국제원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에이싸 씨는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이것은 이들 난민들이 너무 오래동안 남아있다 보니 기부자들도 이제는 지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서부 사하라 분쟁을 해결하려는 유엔의 노력도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폴리사리어 전선]의 지도자인 모하메드 압델라지즈 씨는 그동안 모로코의 비타협적인 태도 때문에 국제적인 의지가 엷어지고 있는데 대해 비난했습니다.

압델라지즈씨는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후 국제사회는 앞다투어 쿠웨이트를 해방시키려고 달려가면서 어째서 비슷하게 서부 사하라에서 모로코를 쫓아내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립니다.

그러나 아프리카 역사가인 버나드 루간 씨와 같은 사람은 사하라 사막은 사하라위 족의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프랑스 리용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루간씨는 오히려 폴리사리오가 아닌 모로코가 서부 사하라에 대한 권리와 정당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로코 정부는 최근 폴리살리오가 지난해 7월에 받아들인 서부 사하라에 대한 최근의 유엔평화계획을 거부했습니다. 이 계획은 앞으로 5년내에 모로코로부터의 독립에 대한 주민투표를 거쳐 즉각 자치를 허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난 4월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양측이 이 계획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새로운 결의안을 승인했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가장 고무적인 소식은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자파테로 신임총리한테서 나왔습니다.

자파테로 총리는 최근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과거 서부사하라 식민통치국인 스페인이 이 지역의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협상을 벌일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파테로 총리는 새로운 노력이 진척을 걷울경우, 앞으로 6개월내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자파테로 총리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제리의 사막에 있는 난민수용소에서 이 소식에 접한 알리싸 브레이카와 다른 사하라위 난민들은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새로운 희망에 들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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