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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으로서 한국고유의 특성을 지켜온  '두 여성이야기' - 2004-05-25


미국 사회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융화된 사회라는 뜻으로 흔히 ‘멜팅 팟’으로 일컬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날 미국은 다양성이 융화되기 보다는 각각의 특성을 지닌채 어우러져 있는 사회라는 뜻에서 ‘멜팅 팟’ 보다는 ‘ 샐러드 보울’ 또는 모자이크 혹은 ‘레인보우’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날 미국 사회가 이처럼 샐러드 보울, 모자이크, 레인보우로 일컬어지는 것은 새로운 이민자 집단들이 전체적으로는 미국 사회의 일부이면서도 각 인종집단의 특성을 유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10대의 어린 나이에 한국으로 부터 미국에 건너온 두 한인 여성으로부터 미국인으로 성장하면서 어떻게 한인 고유의 특성을 지킬수 있었지를 알아봅니다. 미국 연방정부 특허청 심사국의 국장인 케이 김 박사는 열 세살이 되기 직전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했습니다. 김 박사는 처음 미국에 와서 전에 한국에서와는 다른 세계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주위의 사람들은 온통 백인이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이민했을때 7학년 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그 당시 자신의 주위에 적어도 학교에는 아시아인은 한 사람도 없었고 모두가 백인, 그러니까 ‘코케이시언’어린이들 뿐이었다고 회상합니다. 김 박사는 그렇게 매일 보는 사람들이 모두 백인인 학교 화장실에서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다른 모습을 발견했을때, 충격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다가는 이래서는 않되는데 하며 놀라곤 했다는 것입니다.

케이 김 박사는 어린 시절에 미국 생활에 이렇게 적응해 가면서 메릴랜드 대학교에 진학했고 생화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지금은 연방 특허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케이 김 박사는 요즘 매주 토요일 마다 10대인 딸 아이를 데리고 한인연합학교에 갑니다. 김 박사는 이 학교의 사친회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김 박사는 딸 아이가 자신을 한인으로 생각하건 미국인으로 생각하건 개의치 않는다고 말합니다.

김 박사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지만 딸 아이가 어떤 면에서든 자신이 다르게 생겼다는 것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합니다. 딸 아이는 전적으로 순수한 미국태생이라고 김 박사는 말합니다. 딸 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미국 음식을 먹으며 미국 문화를 배우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모습만은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그렇지만 딸 아이가 자신이 태어나 지니고 있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합니다.

한인계 미국 작가인 제이슨 박씨는 한인학교에서 여러 해 동안 한인 10 학생들에게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면서한인 어린이들이 부닥치는 문제점들을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소수인종의 학생들, 특히 한인계나 아시아계 학생들이 미국 주류사회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제이슨 박씨는 지적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소수계 학생들은 대부분 심리적, 정서적 혼란을 겪게 되지만 결국에는 성장하면서 자신들의 뿌리가 독특하다는 것과 독특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 한인 어린이들에게 부모나라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워싱턴 지역의 수 많은 한인계 젊은이들은 교회의 주말학교 같은 교육기관 덕분에 한인으로서의 독특한 뿌리를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안젤리나 셈웨이라는 한인계 여성은 열 다섯 살때 미국에 이민했다면서 자신은 한인이면서 동시에 미국인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노인층 이민자들을 위한 프로그램 조정관으로 일하는 안젤리나 셈웨이씨는 이민자의 살아있는 증거라고 자처합니다.

자신은 전통적인 면에서 한인이고 문화적으로도 한인이지만 미국 남자와 결혼했기 때문에 미국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충족되어 있고 말하자면 인종적 조화를 이룬 가정을 갖고 있기에 그런 면에서는 미국인이라고 말합니다. 안젤리나 셈웨이씨도 한인연합학교 주말 교사로서 한인계 학생들이 미국생활속에서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데 있어서 언어장벽과 문화적 갈등을 극복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워싱턴 지역에서 성장하는 한인 이민사회의 교육기관들 가운데 하나인 워싱턴 한인연합학교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대 여섯 살짜리 어린이들이 영어시간에 알파벳을 또랑또랑하게 따라 외우고 있습니다. 워싱턴 지역의 한인인구는 10만 명에 달합니다.

워싱턴 지역의 한인 교회는 3백 여개에 달하며 60여개의 한인 주말학교에서는 미국 태생의 한인 어린이들이 한글과 한국 문화, 한국 전통을 배우면서 샐러드 보울과도 같은 다양성을 지닌 미국 사회에서 한인고유의 특성을 지키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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