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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연맹 정상회의, 개혁에는 여전히 미온적 - 2004-05-24


아랍연맹 지도자들은 23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아랍연맹 회원국들의 정치, 사회, 경제, 교육의 개혁 시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연례 정상회의를 폐막했습니다. 그러나 아랍연맹 회원국 지도자들의 누구도 개혁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랍연맹의 일부 고위 관계관들조차 그러한 개혁은 여러 해, 어쩌면 수 십년 뒤에나 있을 것이라고 시인합니다.

아랍연맹은 각종 개혁에 관해 말로나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여러 해 동안 받아왔습니다. 아랍연맹은 아랍 세계의 단결촉진을 위해 1945년에 창설된 이후 최근 몇 년동안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 폭력충돌 사태와 관련해 주로 반이스라엘적인 결의안들을 채택해 왔습니다. 아랍연맹 호쌈 자키 대변인의 말입니다.

“ 아랍연맹은 여러 해에 걸쳐 정치문제에 초점을 두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팔레스타인 문제 등 정치분야에 있어서 아랍인들이 겪고 있는 상황에 관한 연맹의 견해를 밝히는데 있어서 효과적이라는 이미지를 주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다른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을 포함한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 기울여야 합니다.”

아랍연맹은 2년전에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으로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으로부터 철수하는 조건아래 아랍연맹과 이스라엘간의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제안을 채택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랍세계는 이를 역사적인 제안이라고 환영한 반면 이 제안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미국의 죠지 부쉬 대통령은 그대신 중동의 평화를 위한 기본계획을 내놓았고 유엔의 주요 회원국들로부터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로 아랍연맹이 정치적으로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번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는 이라크 전쟁과 일부 미국 군인들에 의한 이라크 포로 학대라던가 사우디 아라비아와 그 밖의 다른 중동지역에서 일어나는 테러공격 사건들, 또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사이에 확대일로의 유혈 폭력충돌 사태 그리고 테러리즘을 후원한다는 혐의아래 시리아에 대해 가해지는 경제제재 등과 관련해 새로운 격렬한 규탄 결의안이나 성명이 채택될 것으로 외교 관측통들은 예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는 아랍 세계 전역에 걸친 정치, 경제,사회 그리고 교육적 개혁 촉진에 중점을 둔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캐나다의 튀니지 주재 윌프레드 리카리 대사는 아랍 지도자들의 현대화 소망이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말합니다.

“ 내 생각에는 아랍 지도자들이 현대화를 위한 결의안을 실제로 시행할 수 있다면 참으로 성공적일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아랍연맹 정상회의는 그러한 새로운 결의안을 채택함으로써 아랍 세계의 제도를 현대화하고 여성과 시민 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새로운 장을 열어 놓은 것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아랍 세계 지도자들에겐 지금 현대화 추진밖에 달리 선택이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로빈 킬리 튀니지 주재 영국대사의 말입니다.

“ 세계가 멈춰있지 않기때문에 개혁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투명해야만 합니다.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머물러 있도록 하려면 법의 통치를 해야만 합니다. 독재국가이건 아니건 경제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현실면에서 아랍연맹은 재정적 지원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결의안 내용들을 집행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아랍연맹의 아므르 무싸 사무총장은 말합니다. 아므르 무싸 사무총장은 내년에는 개혁추진을 위한 새로운 체제수립이 논의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약속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팔레스타인의 모하마드 소비에 대표는 지적합니다.

“ 이번에 채택된 결의안은 후속조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속조치와 감시 또는 시간상의 매우 엄격한 감독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감독이란 없습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진정한 개혁을 절시히 필요로 한다는 점을 얘기하는 겁니다. 여성과 민주주의 그리고 시민사회의 모든 분야에 대한 아랍연맹의 입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개혁이 이루어지려면 활력이 있어야 합니다. 활력이란 아랍연맹의 감시감독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아랍연맹의 고위 관계관들 조차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개혁이 가까운 장래에 곧 시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랍연맹 고위층의 어떤 관계관은 아랍 세계에서 보수적 정권들이 사라지기 전에는 진정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교육적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아랍권의 정치 관측통들은 아랍 정상회의에서 개혁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됐다는 사실자체는 개혁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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