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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탄핵정국, 대북관계에는 큰 영향 없을 듯 - 정치전문가들 분석  - 2004-03-12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가 약 1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적 불안정이 경제나 북한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5년 임기의 대통령에 취임한 지 불과 13개월 만에 적어도 잠정적으로나마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행사를 정지당했습니다.

한국 법률에 따라 헌법 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동안 고건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았습니다.

고려대학교의 이내영 교수 같은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널리 간주되고 있었고, 또 경제가 약세의 징후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례가 없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우려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놀랍고 걱정스럽다고 말하는 이내영 교수는 집권당과 야당이 헌법재판소까지 가지 않고 국회 내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많은 국민들이 그 같은 불안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결코 좌절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올해 57세의 노무현 대통령이 이 같은 불굴의 자세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노동 문제 변호사 출신의 노대통령은 가난한 농가 출신으로 그의 가족은 노대통령을 대학교에 보낼 수 있는 형편이 못됐습니다.

노대통령은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했고 지난 1975년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노대통령은 지난 1988년 정치에 입문했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러 차례 떨어졌고 출신도시인 부산 시장 선거에서도 낙선했습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일관된 정치적 입장을 고수했고, 국회의원으로 단지 2번밖에 선출되지 않았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에서 잠시동안 해양 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것이 정치 경력의 전부임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2002년 12월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노대통령은 정치 제도를 개혁하고 부정부패를 근절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전임 김대중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노대통령도 자신은 비리에 연루되지 않았지만 측근들의 비리 의혹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모든 정당들을 삼켜버린 대규모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도 노대통령에게 부담이 됐고 집중력을 분산시켰습니다.

그러나, 다른 요인들도 노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에 나쁜 영향을 미쳤고 지지율을 30퍼센트 이하로 폭락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경제 문제입니다.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한국 경제의 지난 해 성장율은 약 3퍼센트로 당초 예상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 대통령이 가족 중심의 재벌들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홍콩에 있는 [정치 경제 위기 컨설턴시]의 전무이사인 밥 브로드푸트 씨는 현재의 권력 공백으로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로드푸트 씨는 권력 공백으로 경제문제가 계속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지금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로드푸트 씨는 노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때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나도 빨리 정치적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노대통령은 북한과 북한의 핵 무기 개발계획 때문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국은 북한에게 핵 무기 계획을 폐기하라고 설득하고 있는 다섯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 같은 노력은 두 차례의 다자 회담에도 불구하고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브로드푸트 씨와 다른 분석가들은 탄핵안 가결이 북핵 협상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는 진전이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특히 더 그렇습니다. 그러나 브로드푸트 씨는 북한 경제의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남북간 경제 협력 계획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문제는 기본적으로 남북 양측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아는 문제라고 브로드푸트 씨는 지적하면서 앞으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국회의 탄핵안 가결은 한국은 물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지만 이 문제가 이미 침체 기미를 보이고 있는 한국 경제나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노대통령은 과도한 정치적 부담 때문에 의미 있는 개혁의 집행을 차단당한 것으로 보이고 있고, 많은 분석가들과 유권자들은 노대통령이 나머지 임기 기간 중에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헌법 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는 가운데 오는 4월15일에 열리는 국회의원 총선거는 노대통령 지지 세력은 물론 대통령 탄핵안 통과에 성공한 야당들에게도 중요한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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