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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시스타니, 새 정부구성에 핵심변수 - 2004-02-25


이라크 정부에 이라크의 주권을 완전히 이양해야 할 6월 30일 시한이 정해진 가운데, 새 이라크 정부의 형태에 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그같은 논쟁의 핵심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시아파 회교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 입니다. 시스타니는 이라크 인구의 약 60퍼센트를 점하는 이라크 시아파 회교도 대부분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시아파 회교도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최근 몇 주일동안 지역 협의회를 통해 선출된 새로운 이라크 정부에 주권을 이양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공개적인 반대를 표명하면서 이라크 정치 문제에 대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습니다.

시스타니는 오는 6월 30일로 예정된 주권 이양 시한에 맞춰 본격적인 전국 선거가 실시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 행정관이 선거 준비상의 이유를 들어 내년까지는 선거 실시가 불가능하다고 말하자, 시스타니는 추종자들에게 시위를 벌이라고 촉구했고 이에 수 만명이 가두 시위를 벌였습니다.

바로 그 다음날 백악관에서 조지 부쉬 대통령을 만난 브레머 행정관은 미국의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도 있다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세계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들의 대부분은 정치인들입니다.

그러나 이라크 중부의 시아파 성지 나자프 시의 한 회교 사원과 연구실에 기반을 둔 시스타니는 전 세계 수 백만 명의 회교도들에게 종교적 지침을 제시하고, 또한 일부 정치적 지침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미시건 대학교의 이라크 시아파 전문가인 후안 콜 교수는 시스타니는 한편으론 그 동안 안정화 세력 이었다면서 그가 어느 정도의 현상 유지를 승인했다고 말합니다.

콜 교수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시스타니는 연합국에게 자체적으로는 실시하지 못했을 특정 정책들을 채택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콜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의 능력은 각 개인들이 최고 종교 지도자를 선출하고 그 이후 그 지도자의 결정에 따르는 시아파의 관행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같은 자발적인 서약은 극도로 강력해서 시스타니가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민중 봉기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콜 교수는 조만간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콜 교수는 시스타니는 미국의 지연전술이 지나치게 오래 계속될 경우 그 같은 운동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가까운 장래에 시스타니가 그렇게 할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주 시스타니는 심지어 선거에 관한 견해를 바꿨습니다. 시스타니는 6월까지 전면적인 전국 총선거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유엔 조사단이 그 때까지 선거 실시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자 시스타니는 선거가 조만간 열릴 것을 보장하는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결의안을 촉구했습니다.

유엔 조사단 단장이었던 라크다르 브라히미 특사는 모든 이라크 인들이 빠른 시일 안에 주권이 이양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스타니도 그 같은 견해를 다른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브라히미 특사는 시스타니가 자신과 견해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아마도 시스타니의 견해는 선거를 정확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일 것이라면서 자신과 시스타니는 이라크 선거도 반드시 그렇게 실시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70대 초반의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인접국인 이란에서 태어났고 젊은 시절에 나자프에서 공부하기 위해 이라크로 건너 갔습니다. 그는 이란의 다른 아야톨라들에 비해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미시건 대학교의 콜 교수는 시스타니의 지적인 전통에 미루어 볼 때, 성직자들은 일상적인 정부 활동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그는 믿고 있다고 말합니다.

시스타니는 시아파 성직자들이 총리가 돼야 한다거나 국회의원으로 일해야 한다고 제안한 적이 없다면서 콜교수는 시스타니의 입장은 통치하기를 원하는 이란의 성직자들의 입장과는 전혀 다르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스타니가 선거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수 십년간 권력에서 배제됐던 시아파가 마침내 지도부 내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부 젊은 시아파 성직자들은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지금 자신들의 정신적 지도자가 보다 공세적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비교적 두드러지지 않은 자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선거 문제에 대해서만 강력한 공개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그마저도 일부 타협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 한 독일 잡지와의 회견에서 시스타니는 만약 필요하다고 느껴질 경우에는 민중 봉기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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