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공립 학교 제도에 대한 최근의 새로운 조사 결과, 언어 장벽 때문에 이민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 문제에 제대로 관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전 박대 ( Denied at the Door)]라는 제목의 조사 보고서는 자녀들의 교육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를 원하는 이민자 학부모들이 영어 구사 능력의 한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의 주요 후원 단체인 [뉴욕 이민 연합 (New York Immigration Coalition)] 과 [어린이 옹호자들 ( Advocates for Children)]은 뉴욕의 공립 학교들이 학부모들과의 효율적인 의사 소통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단체는 일부 조사 결과를 인용해, 조사에 응한 학부모의 약 절반 가량은 학교 측에서 보낸 가정 통신문 가운데 자신들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쓰여진 경우가 전혀 혹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으며, 또한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이 학교 관련 정보를 자신의 모국어로 통역해 주는 서비스를 전혀 혹은 거의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 이민 연합의 전무이사인 마지 맥허그 씨는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사실들은 이민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허그 씨는 통역 및 번역 제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수 십만 명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금 현재는 여기 저기에 간헐적으로 일부 문서들이 번역돼 있는 상태일 뿐 필요한 제도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약 1 천 명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지금까지 뉴욕에서 실시된 유사한 조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입니다. 조사 후원 단체들은 뉴욕 공립 학교들은 특히 이민자들이 뉴욕 시 전체 인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지금같은 시기에 통역과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연방 정부와 뉴욕 주, 그리고 지방 당국의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나 카타지나 씨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자녀의 교육 문제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영어를 전혀 모르는 푸에르토 리코 출신의 이민자인 카타지나 씨는 통역을 통해, 딸들의 교육에 관여하기 위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카타지나 씨는 딸의 학교가 자신의 딸을 이중 언어반에서 영어반으로 옮기기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학교를 찾아 갔지만, 학교 교장은 자신에게 자신의 말을 통역할 사람을 데리고 와야 한다고 말했고, 또한 학교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영어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고 전하면서, 영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나 염려가 부족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학부모들의 4분의 1 이상이 서류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징계 통지서 같은 학교 관련 영어 문서에 서명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자녀를 둔 한국인 이민자 강효정 씨는 자녀들의 학교로부터 한국어로 쓰여진 통지문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강효정 씨는 최근에 이민 온 학부모들로서는 중요한 정보라는 표시가 붙어 있다고 해도 그것 만으로는 관심을 갖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내용을 번역해 달라고 당부하고, 지금 상태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조사를 후원한 단체들은 로스엔젤레스나 시애틀 같은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이민자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뉴욕시 당국자들에게 부모와 교사간 회의에 동시 통역 장비를 제공하는 동시에 통역과 번역을 관장할 중앙 기관을 설립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변화를 주창하는 이들 단체들은 만일 스페인 어나 중국어 통역과 번역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이민자 학부모 75퍼센트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그같은 프로그램에 5백만 달러에서 7백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