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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으로 비화된 美 메릴랜드주 및 버지니아주 물(水)분쟁  - 2003-11-23


국경 분쟁 하면 언뜻 오래동안 영토 구획을 둘러싸고 벌이는 있는 두 나라 사이의 싸움을 연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국경 분쟁의 중심부에는 물이 또다른 중요한 문제로 도사리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종종 지구상의 소중한 자원을 둘러싸고 전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한 나라 안에서 지역간의 경계선을 둘러싼 분쟁도 생기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수자원의 사용권을 둘러싼 분쟁이 법정으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포토맥 강을 사이에 둔 메릴랜드와 버지니아간의 해묵은 분쟁의 역사는 미국의 역사만큼이나 오랩니다. 좀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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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외교정책은 연방정부의 몫입니다. 그러나 국내 문제에 관해서는 주나, 카운티, 타운 별로 각기 그 정부가 관할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지역간에 자원을 공유하게 될 경우 이를 둘러싸고 이웃한 주들 간에 분쟁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동부의 메릴랜드 주와 버지니아 주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이 두 주 사이를 흐르는 포토맥 강의 접근권을 둘러싸고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주가 오래동안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메릴랜드 주 의회의 진 크라이오 여성의원은 포토맥 강이 버지니아 주에 절반, 메릴랜드 주에 절반이 속한 그런 강이 아니라, 사실상 메릴랜드 주의 소유라고 주장하면서 이 강은 두 주를 갈라놓고 있지만, 분명히 메릴랜드 주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포토맥 강은 1613년에 영국의 찰스 국왕이 후에 메릴랜드 주에 속하게 된 영토에 하사한 메릴랜드 영토의 일부였습니다. 1785년에 두 주는 처음으로 협상에 나서 버지니아 주에 포토맥 강 하안에 시설물을 축조할 수 있는 권리와 수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선에서 타협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접근권이 또다시 두 주간의 분쟁의 주요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996년에 [버지니아 페어팩스 수자원공사]는 매릴랜드 주에 대해 강의 중간까지 취수관을 연장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는 버지니아 3개 카운티 주민 1백 만명에게 새로 신선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이같은 요구는 메릴랜드 주민으로 고등학교 교사이며 카누타기를 즐기는 존 매트윈 씨를 격분케 했습니다. 매트윈 씨는 버지니아 주가 각종 개발을 벌이면서 포토맥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들을 오염시킴으로써 이미 포토맥강을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매트윈 씨는 공공기관이 강의 상류 수질 보호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포토맥 강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염된 물에서 어떻게 신선한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고 항변합니다.

매트윈 씨는 메릴랜드 주 정치인들과 환경운동가들에게 포토맥 강 하안에 새로운 축조물이 들어설 수 없도록 막아달라고 로비운동을 벌였습니다. 메릴랜드 주 의회의 진 크라이오 의원이 이것을 문제삼고 나서서 버지니아 주에 대해 무분별한 개발로 포토맥 강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크라이오 의원은 메릴랜드는 이미 많은 연방 정부 예산을 투입하여 포토맥 강 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버지니아는 강에서 물을 더 끌어쓰겠다고 하면서 강이 오염되든 말든 자기네가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 무관심하다고 분개하고 있습니다.

우선 메릴랜드 주는 취수관을 부설하게 해달라는 버지니아측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버지니아주가 메릴랜드 주를 고등법원에 고소 했습니다. 화가 난 메릴랜드는 버지니아에 일단 허가를 해주었지만, 강에서만 취수하도록 제한을 했습니다. 이 취수관은 금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버지니아 주는 이 문제를 다시 연방대심법원에 항소했습니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수자원공사]측의 변호사로 스튜어트 라파엘 변호사가 선임되었습니다. 그는 대심원에서 이 사건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대화도 갖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파엘 변호사는 처음으로 V-O-A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자원에 대한 버지니아 주의 접근권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라파엘 변호사는 버지니아 주는 극심한 가믐이 들더라도 버지니아는 오는 2020년까지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수자원을 갖고 있다면서 2020년 후에는 추가 수자원이 필요하므로 그때 가서 두 주가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파엘 변호사는 또한 이것은 동시에 버지니아 주의 권리를 지키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합니다.

라파엘 변호사는 현시점에서는 메릴랜드 주가 버지니아 주에 동등권을 거부할 수 있는 법체계를 갖고 있지만, 만약 버지니아 주가 연방대심원에서 승소할 경우, 버지니아 주는 메릴랜드 주와 동등한 권리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관할권은 쌍방에게 있으며, 두 주는 상호 관심사에 관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방대심원이 임명한 특별보조재판관은 기존 협정하에서 버지니아 주의 접근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 연방대심원의 최종판결을 앞두고 현재 심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메릴랜드 주 의회의 크라이오 의원은 수자원을 둘러싸고 두 주간에 물 문제 이상으로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웃으면서 크라이오 의원은 1세기 전 남북전쟁 때에는 두 주가 서로 총뿌리를 마주 대고 싸운 악연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라이오 여사는 얼마나 많은 주변 주들이 통상과 오락을 위해 결속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포토맥강 유역에 관한 주간 위원회]의 조 호프만 씨는 포토맥 강 수자원을 둘러싼 분쟁은 다른 협조분야를 저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호프만 씨는 사람들은 이것이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두 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특히 현재 메릴랜드 주와 버지니아 주의 주지사들과 여러 부서들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 천연자원, 교통문제 등 다른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야 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연방대심원의 최종판결은 내년 중반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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