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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묻는 노무현 대통령, 정치적인 힘 받을지 불투명 (관련 영문 기사) - 2003-10-23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사면 초가에 빠진 상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각종 정치적 스캔들과 경기 후퇴, 북한 핵 위협, 그리고 국민들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번 달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자신에게 국가를 이끌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하면서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했습니다.

노 대통령이 재신임 국민투표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아니면 아시아에서 가장 격렬한 정치 문화풍토의 하나로 알려진 한국 정치권의 희생물이 될 것인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을 둘러싼 한국 정치 상황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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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말을 꺼냈습니다. 자신이 효율적인 지도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시인한 것입니다.

대통령이 된 지 불과 8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노 대통령은 10월 중순 텔레비전으로 중계 방송된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오는 12월 중순 경 재신임 국민투표 실시를 제안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표에 국민들은 경악했고, 야당인 한나라당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국민투표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한국의 정치 현장은 늘 소란스럽고, 연대와 경쟁 관계가 끊임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야당은 예상대로 공세를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노대통령의 정적들은 대통령의 정치 임명자들의 인준을 여러 차례 거부했고, 노대통령이 측근의 이름으로 재산을 감추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노대통령은 이에 분개해 야당 의원 한 명과 그같은 주장을 보도한 여러 신문들을 고소했습니다. 노대통령의 그같은 조치에 대해 미숙한 대응이라는 비난과 함께, 대통령이 측근들에 대한 감독을 더 잘 했어야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문제가 모두 정적들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노대통령의 지지도는 8개월전 집권 초기의 80퍼센트에서 최근 25퍼센트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서 북한과의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재벌기업들을 개혁하며 한국과 미국간 관계를 더욱 대등한 관계로 격상 시키겠다고 공약했었습니다.

노대통령은 가난한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나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스스로 사법고시 준비를 한 끝에 지난 1975년에 고시에 합격했습니다. 그후 1980년 초반에 학생들과 노동 운동가들의 변론을 맡았던 노대통령은 나중에 민주화 운동에 합류했습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취임할 당시 정치 기반이 취약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바로 이 점이 노대통령에게 잇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노 대통령이 기존 정치에 물들지 않은 참신한 인물로서 부정 부패로 얼룩진 한국의 정치 문화를 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대통령의 측근 여러 명이 뇌물 수수와 권력 남용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이 처한 문제들을 고려할 때 국민투표는 현명한 정치적 수완임이 들어날수도 있을 것으로 이곳 워싱턴에 있는 해리티지 재단의 한국 전문가 발비나 황 씨는 믿는다면서, 국민투표 제안은 한국야당세력을 혼돈에 빠드리고 국민들을 시험대로 몰아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투표 제안을 통한 노대통령의 정치적 움직임은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는다면, 자신을 대통령직에서 쫓아 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국민투표제안은 노대통령의 업무 수행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대통령으로서 실제로 미숙하다는 사실, 그리고 노대통령이 많은 실수를 하고, 판단이 아주 적절하지 못햇던 경우가 일부 있었다는 사실로부터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렸습니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주요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 같은 중요한 문제들에 대통령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노대통령은 북한 핵 무기 개발 계획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협상 자세를 지지한다고 약속하고, 또한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덜 받는 독자적인 대북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쉰 일곱살의 노대통령은 또한 한국에 5년만에 처음 닥친 경기 후퇴와 반복되는 강력한 노동조합들의 파업에 대처하는데에도 고전하고 있습니다.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학과의 이정민 교수는 노대통령이 원하는 국민투표 실시로 노대통령의 큰 문제들이 가려질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노 대통령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국민투표에 건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국민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만일 노 대통령이 작은 차이로라도 승리한다면, 대통령이 국민들의 신임을 다시 얻게 될 것인가? 노대통령이 다시 국회의 전면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것인가? 라고 묻고 있습니다. 그 두 문제는 아직 해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점점 더 심화되는 노대통령의 고립이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많은 지지자들이 개혁 신당 창당을 위해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당을 떠난 후, 노대통령도 지난 9월 말에 민주당을 탈당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 노대통령은 당적을 갖지 않고 있고, 국회는 야당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대부분 40세 이하인 노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을 지지키 위해 나서고, 노대통령이 한국 사회의 문제들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다시 실어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전례가 없는 국민투표를 실시함으로써, 노대통령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통을 깰 용의를 가진 독자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그같은 독자적인 정치인의 이미지는 노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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