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냉전시대 美국회의원 보호하기 위한 특수호텔 관광 명소로 각광 (영문서비스) - 2003-10-12


미국 정부는 핵 전쟁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서 지난 1961년부터 1992년까지 웨스트 버지니아 주 산악 지대에 미국 국회의원 535명을 수용할 수 있는 특수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미국의 소리 기자는 지금은 일반 관광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는 이 특수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

안내를 맡은 폴 로즈 씨가 30명의 관람객들에게 대형 철제 문을 가리키면서, 그 문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흔치 않은 V자형 새김눈이 있고, 밑에는 스텐레스 스틸로 된 문지방이 있으며, 또한 금속판이 있고, 바로 그 뒤에는 철제 문의 핀을 위한 가늘고 긴 홈이 있다고, 로즈 씨는 설명했습니다.

이 문을 열면 복도가 나오고, 이 복도는 의회 벙커라는 곳으로 이어졌습니다. 워싱턴 디씨에서 자동차로 5시간 떨어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이 시설은 한 때 비밀 시설이었고, 핵 전쟁 발발시에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시설은 이미 그 전부터 있었던 그린브라이어 호텔이라는 대형 호텔을 약간 보수한 형태를 띠면서 매우 효과적으로 위장돼 있었습니다. 로즈 씨는 이 시설을 건설하는데 3년이 걸렸고, 공사가 시작된 것은 냉전이 절정에 달했던 1958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3년은 바로 그린브라이어 호텔에 웨스트 버지니아라는 부속 건물을 추가 건설하는 기간과 일치했습니다. 정말 훌륭한 위장 방법이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 후미진 곳에서의 공사를 예상했습니다. 정부는 바로 그 밑에 이 시설을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이보다 더 현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1992년 5월까지 그랬습니다. 바로 그 때가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서 이 시설이 폭로된 때입니다. 이 시설의 효율성은 비밀 시설이라는 점 이었기 때문에, 일단 폭로가 돼버린 이상, 정부는 이 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폐쇄하는데만도 3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1995년부터 관광이 시작됐습니다.”

지금보면 중요한 단서들인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비밀이 유지됐습니다. 그 어느 곳으로도 이어지지 않는 주간( 州間 )고속도로가 그린브라이어 정문 근처를 통과했습니다. 근처에는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서 가장 긴 활주로가 있는 조그만 공항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근처에 있는 철로로도 535명의 의회 의원들을 그린브라이어 벙커로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로즈 씨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대통령이 이 시설을 사용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관람객들에게 상기시켰습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미국의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 등 3개 기관이 모두 핵 참사에서 살아 남을 필요가 있다는 믿음에서 이 벙커 건설 계획을 마련했다고, 로즈 씨는 말했습니다. 이 벙커를 염두에 두고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지난 1956년에 그린브라이어에서 외국 지도자 2명을 맞았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른 이유로 이 곳에 왔던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열정을 가졌던 것은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정부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냉전이 가열됐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처칠 영국 수상의 벙커 등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특별히 핵 전쟁의 결과로부터 3개 민간 기관을 보호하는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화강암 속에 대단히 깊은 구멍을 뚫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기술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 시설 그 자체는 매우 단순합니다. 넓은 방에는 이층 침대가 있는 여러개의 방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대규모 식당이 하나 있고, 창문은 없습니다. 그리고 단지 3주일을 버틸 수 있는 식량과 공기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벙커는 원래 의도했던 목적으로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 동안에는 사용될 뻔한 적도 있었다고, 로즈 씨는 덧붙였습니다.

이 시설에 대한 관람이 끝나갈 무렵, 로즈 씨는 관람객들을 브리핑 실로 안내했습니다. 거기에는 미국 의회 건물의 원형 지붕 모습이 담긴 대규모 벽화가 있었고, 그 옆에는 세계 여러 도시의 시간이 표시된 디지털 시계가 걸려 있었습니다.

“세계 여러 관심 지역 도시들의 시간이 표시된 디지털 시계가 지난 1970년대에 설치됐습니다. 냉전 시대에는 물론 모스크바가 중앙 무대를 차지했습니다. 오른쪽 위편 구석에 있는 것은 바그다드 시간입니다. 지난 1991년에 쿠웨이트에서 1차 페르샤만 전쟁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해 보십시오. 벙커는 1992년에 폭로됐습니다. 그 때가 아마 이 벙커에서 시계의 위치가 교체된 마지막 때였을 것입니다.”

그린브라이어 휴양지에서 이 특수 벙커 관람은 매우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시간 관람에 입장료가 1인당 25달러나 되지만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이 벙커를 관람하기 위해 매주 수 십명씩의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