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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정상회담 1주년 - 그러나 양측 긴장은 어느 때보다 고조 (영문 서비스 / 박세경 기자 대담 첨부 ) - 2003-09-17


1년전 일본과 북한은 사상 처음으로 정상 회담을 개최했습니다. 이로써 두 나라는 그동안 양국 관계를 짓누르고 있던 적대감으로부터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두 나라 관계는 계속해서 후퇴했고, 지금의 긴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실정입니다.

지난 2002년 9월 17일, 일본 텔레비전 방송들에는 획기적인 장면이 방송됐습니다. 북한 수도 평양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악수를 나눈 후 함께 걷는 장면이었습니다. 거의 한 세기 동안의 적대적인 관계가 극적으로 반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본은 20세기 전반기의 대부분 기간동안 한반도에서 잔혹한 식민 통치를 실시했고, 당시 모진 대우를 받았던 기억은 남한과 북한 양측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2천2년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식민시대의 잘못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두 지도자는 평양 선언에 서명하고, 오랫동안 지연돼 온 공식 관계 수립이라는 목표를 위해 협력하기로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정상회담의 성과는 김정일 위원장의 뜻밖의 시인으로 빛을 잃었습니다. 김위원장은 북한이 냉전 기간중에 간첩 활동을 위해서 일본인들을 납치했다는 일본의 오랜 비난을 시인했습니다. 김위원장은 13명의 일본인들이 납치돼 그 중 5명은 아직도 살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위원장은 그같이 시인함으로써 일본인들의 존경을 받을 것으로 계산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분노했습니다. 10월15일, 북한은 화해 조치의 하나로 피납 생존자들이 2주일 동안의 방문을 위해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피납자 가족들은 북한에 남아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 후 하루 뒤에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여러 국제 협정들을 위반하면서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미 지난 1998년에 일본 영공 위로 다단계 미사일 발사 실험을 단행함으로써 몇 분 이내에 일본에 도달할 수 있는 전달 체계 확보가 임박했음을 입증했습니다.

이제 그 미사일들이 핵 무기를 실어나를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그 이후 두 나라 사이의 접촉에서는 일본인 피납자 문제와 북한의 핵 무기 개발 계획, 두 가지 문제가 주로 다루어졌고, 정상회담에서 약속됐던 관계 증진도 가로 막혔습니다.

피납자들은 일본에 도착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에 머물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측에 피납자들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일본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과 사망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더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일본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신 피납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핵 문제 보다는 바로 이 피납자 문제가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반 북한 감정을 지난 수 십 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피납 희생자의 아버지인 요꼬다 시게루 씨는 일본에 돌아온 피납자 가족들의 일본 방문이 허용될 때까지 일본과 북한 관계가 진전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피납자들을 지지하는 자생적인 기구들은 1백명 이상의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의지에 반해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직 그런 주장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사실일 것이라는 의혹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더욱 큰 분노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일본 정부도 이 문제에 단호한 입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다 야수오 대변인은 피납자 가족들이 피납자들과 합류할 때가지 일본은 북한과 더 나은 관계를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도꾜에 본사를 둔 라디오프레스 (Radiopress)의 북한 전문가로 북한의 언론을 분석하고 있는 스즈키 노리유키 씨는 재정적인 고려가 북한으로 하여금 결국 태도를 바꾸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리유키 씨는 빈곤한 북한이 일본의 경제원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납치된 가족을 일본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북일 관계가 발전하려면 이것이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17일 북한은 관계 개선이 안되고 있는데 대해 일본을 비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성명은 납치는 이미 해결된 별개의 사건이라고 말하고 제 2차 세계 대전중 일본이 저지른 행위들을 비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성명은 또 일본의 대북 적대 정책을 비난했습니다. 이는 일본이 북한의 핵무기 계획을 규탄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일본은 미국, 한국, 중국, 러시아와 입장을 같이하며 북한에게 핵 계획을 파기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19개국과 함께 마약이나 무기 부품을 선적한 불량국가의 선박을 단속하기 위한 국제 해상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이 훈련은 매년 여러톤의 헤로인을 수출하고 중동의 여러 나라에 미사일 기술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북한과 일본간에는 또 하나의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수천명의 조총련계 인사들이 북한에 현금과 식량, 기타 물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북한과 일본 사이를 직접 왕래하는 유일한 북한 선박 만경봉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선박이 마약과 기타 물품의 밀수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난이 일자 일본은 최근 이 선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일본은17일 지난번 항해때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을 승선시켰는지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 선박의 출항을 금지시켰습니다.

지난 8월의 항해때는 일본으로부터 철저한 안전 검사를 받았습니다. 여객선 문제는 그다지 큰 사건은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의 눈에 이 선박은 북한 정권의 상징이자 두 나라간의 긴장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많은 일본인들은 만경봉호의 일본 입항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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