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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 미 상원 외교 위원장, 다자간 대북 협상 거듭 강조 - 2003-03-18


리차드 루가 미국 상원 외교 위원장은 북핵문제를 다자간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을 기념하는 연례 모임, BC Lee Lecture에서 행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문주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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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루가 상원 외교 위원장(인디애나, 공화당)은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등 주변 관련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다자간 회담이 그 방안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북한 핵문제는 주변 관련국 모두의 이해관계가 결부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미국이 북한과만 양자 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안된다면서, 특히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북한 연료 수요의 70%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은 식량과 연료 지원을 지렛대로 삼아 북한과의 합의를 도출해 낼수도 있다고 루가의원은 지적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또한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위치해 국가 안보상 위협을 받고 있는 일본이 핵개발 의지를 갖게 될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루가의원은, 지난 1994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총리가 미국이 일본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일본은 자위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할수도 있다고 말했었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위협을 느낀 주변국들도 앞다퉈 핵개발을 시작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또한 핵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군사행동은 남한에 대한 보복 공격을 야기할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군사 행동이 선택방안이 아니라고 한 부쉬 대통령의 발언을 전제로 직접 남북한을 가르는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경험을 회상하면서 북한의 초기 공격만으로도 서울 주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임을 믿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루가 의원은 북한이 다른나라를 공격하기 전에 북한을 선제 공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해, 일부 강경론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선제공격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여러 차례 핵 관련 국제법을 위반한 북한에 보상을 해 줄수 없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에 완강히 반대하는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히겠지만, 자신은 누군가가 북한과 대화하기를 바란다고 루가의원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불가침 조약과 안보에 대한 보장 등 미국이 제공할수 없는 양보조치들을 요구한다면 미국은 이들중 일부를 받아들일수 없을 것이라면서 우려했습니다.

루가 의원은 또한 핵문제와 식량지원문제는 별개의 사안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계획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원 없이는 더욱 굶주림에 시달리게 될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지원을 재개하려 한다고 루가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파월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해 미국이 올해 북한에 농산물 4만톤을 제공할 것이며, 추가로 6만톤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루가 의원이 특별 강연자로 참석한 BC Lee 렉쳐는 헤리티지 재단이 삼성 그룹의 설립자인 고 이병철 회장을 기념하기 위해 열고 있는 연례 행사입니다. 헤리티지 재단은 해마다 이 모임을 통해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고 이병철 회장의 지도력과 그의 국제 관계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기리고 한국과 미국 양국 국민들의 상호 우호관계를 도모해 왔습니다.

올해 9회째를 맞은 BC Lee 렉쳐에서 지금까지 강연한 연사 중에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도날드 럼스펠드 현 국방장관, 그리고 폴 올포위츠 현 국방부 부장관등 전현직 고위 관리와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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