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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막으려는 국제 자원 봉사자들 군사 시설 보호위한 인간 방패로 이용 - 2003-03-14


서방국가들의 폭격을 몸으로 저지하기 위해 이라크에 도착한 많은 국제 자원봉사자들은 커다란 실망감을 안고 바그다드를 떠나고 있습니다. 국제 자원봉사자들은 이라크 당국이 자신들을 학교나 병원등 자신들이 보호하려는 시설이 아니라 군사시설을 위한 인간 방패로 배치한 조치에 놀라움과 분노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기자가 이라크를 떠나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 도착한 국제자원봉사자들을 만나 다음과 같은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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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을 막기위해 배치됐던 국제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요란한 환송을 받으며 두 대의 빨간색 버스를 타고 유럽을 횡단해 지난 달 바그다드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의 임무는 수 천명의 외국인 지지자들을 규합해 바그다드에서 농성 시위를 벌임으로써, 미국과 영국으로 하여금 바그다드를 폭격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당초 생각한 것처럼 많은 수의 지지자들을 규합하지는 못했습니다. 전쟁을 막기 위해 이라크에 도착한 자원봉사 활동요원 수는 200명 정도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100명 미만으로 줄었습니다. 이들은 이라크 관리들이 자신들을 당초 원했던 병원이나, 학교, 유치원 등에 배치하지 않고 군사 시설에 배치한데 대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현재 암만 시내 호텔에 묵고 있습니다. 호텔의 현관에는 [인간방패 모임장소]라는 표지가 붙어있습니다. 호텔측은 이라크로부터 돌아오는 자원봉사 요원들에게 일반요금의 절반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이라크를 떠나온 사실을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바그다드에서 열흘 동안 체류하다가 막 암만에 도착한 60대의 남자, [수 달링]씨는 바그다드를 떠나온 사람들 가운데 자신들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절대로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영국의 전직 외교관인 수 달링씨는 자신이 바그다드를 떠난 이유를 밝히려 하지는 않았지만, 비록 인간방패로 나섰던 국제자원봉사 활동요원들이 분산됐어도 이들의 목적은 달성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우리의 의도는 단순히 인간방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 전쟁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전쟁을 중단시킨 세계적인 운동의 일부입니다.”

달링씨는 자신이 바그다드를 떠난 것은 개인적인 이유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암만에 도착한 국제 자원봉사자들 가운데는 바그다드로 다시 돌아가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덴마크에 살고 있는 다구르 잉그바르슨 씨는 네명의 자녀를 둔 어민입니다. 잉그바르슨 씨는 자신의 가족과 사업을 돌보는 일을 3개월간 중단하기로 하고 인간방패가 되기를 자원했습니다. 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잉그바르슨 씨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6개월전에 같은 질문을 받았다면 어느 곳이 폭격을 받든 자신은 상관치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인간방패에 관한 얘기를 처음 들었을때는 사람들이 그렇게 어리석을 수도 있을까 하고 의아해 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인간방패가 되기로 결정한 것은 일종의 양심의 소리에 따른 것이며, 그 분명한 이유는 자신도 알수가 없습니다."

잉그바르슨 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인간방패 역할에 자원하지 않은데 실망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이번에 이라크로 돌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사망보증서에 서명하는 것과도 같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잉그바르슨 씨는 서방국가들의 폭격이 시작되면 첫번째 목표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그다드의 발전소에 배치됐었습니다.

"나는 이라크 당국에 의해 배치됐던 대로 발전소에 머물렀었습니다. 폭격이 내일부터 시작된다는 말을 듣게 되더라도 현재로서는 발전소에 다시 머물생각으로 있지만, 막상 그곳에 재배치된다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잉그바르슨 씨는 자신은 평화활동을 위한 봉사자가 되기 위해 이라크로 갔던것이지 이라크 정부의 꼭두각시가 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잉그바르슨 씨는 가능하다면 다시 이라크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 자원봉사자들과 이라크 정부간에 이따금씩 발생하는 마찰 때문에 이라크 정부는 인간방패가 되기를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더 이상 입국사증을 발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드다드 현지에서 들려오는 서방 매체의 보도들은 이라크 정부가 외국인 대신 자국민 수천명을 인간방패로 사용할 계획으로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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