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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젊은층과 노년층, 북한 핵 위기에 대한 현격한 시각차 - 2003-01-06


한국인들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이 제기하는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지에 대해 서로 크게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큰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으나, 많은 젊은이들은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VOA 기자가 최근 서울을 방문해 현지 분위기를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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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활기찬 거리들을 목격한 방문객은 휴전선너머 북한 정부가 핵 시설의 재가동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인구 4,800만명의 번영을 구가하는 한국의 대분의 시민들은 가족, 친지들과 함께 휴일을 즐기거나 사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면서 일상생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에 영변 핵 시설내 원자로와 재처리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많은 한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은 가난한 공산 북한을 경제적 도움과 함께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대화가 필요한 허약한 나라인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판매직에 종사하고 있는 34세의 조남효씨는 많은 한국민들이 김대중 대통령 및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견해를 같이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김대통령과 노당선자는, 일부 미국 관리들이 ‘맞춤형 봉쇄정책’이라고 부르는 미국의 대.북한 정책이 실패할 수 있으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기만 할 뿐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정책은 북한의 이웃 나라들에게 대.북한 경제유대 관계를 줄이게 하면서 엄격한 제재조치들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20대와 30대를 위주로 한 유권자들은, 북한과의 관계가 대화와 교역 및 재정 지원에 토대를 둬야 한다는 노무현 후보의 견해를 지지하기 때문에 지난달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대선이 끝나자 마자,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에, 북한은 유엔 핵사찰 요원들을 추방하면서 이 두가지 결정은 모두 대.북한 중유 공급을 중지하기로 한 미국 주도의 결정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사태는 지난해 10월에 북한이 그동안 1994년 미.북 핵 합의를 어기고 비밀 우라늄 농축계획을 추진해 왔음을 시인한데 뒤이은 것입니다. 부쉬 행정부는 북한측의 상호 불가침 조약 체결 요구를 거부하면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동결시키지 않는 한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의 대.북한 정책 반대 집회에 참여했던 올해 26세의 간호사 노현옥씨와 같은 많은 한국민들은, 미국의 태도가 너무 융통성이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한국이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북한과 협력하는데 있어서 좀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길 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결코 남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이제 한반도 문제에 간섭하지 말아야만 한다는 이같은 말들은 지난 반세기간의 한미 동맹관계와 3만7천명 주한미군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임을 자처하는, 보다 나이든 세대에겐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한국전에 참전했었다는 올해 67세의 노인은, 젊은이들이 북한의 핵무기 계획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데 우려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보수성향의 민간 정책 연구기관 헤리티지 재단의 동북아시아 분석가인 발비나 황씨는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미국과 북한 사이의 긴장에 사로잡혀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합니다.

황씨는 문제시되는 것은 부쉬 행정부가 핵문제를 최우선시 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인들은 북한 핵문제가 자기들에게 긴급한 위협을 제기하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전혀 문제점으로 보고 있지 않는 점이라고 말합니다.

황씨는 또한 한국인들은 북한 핵 문제가 미국과 어쩌면 일본을 위협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일지는 몰라도 남한을 위협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북한 핵위협을 받아들이는 한국인과 미국인 사이의 태도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한국의 국내 문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훈련중이던 미군 장갑차에 의해 두 한국 소녀가 치어 숨진 사건을 둘러싸고 많은 한국민들이 분노했습니다. 미 군사 법정이 무죄판결을 내린 뒤 이들의 분노는 격화됐습니다.

그 뒤 한국 젊은이들은 촛불 시위들에서 노래들을 부르고 구호들을 외치는 등, 많은 평화적 집회들이 개최됐습니다. 이들은 주한 미군에 대한 미국의 사법권을 규정한 이른바 주한미군 지위협정. SOFA의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최근 몇주 사이에 일부 시위자들은 또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지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달에 대통령에 취임하는 노무현 당선자는 항의 시위 지도자들과 만나 더이상 이같은 시위를 벌이지 말도록 호소해왔습니다. 노 당선자는 현재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현재의 위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절충적인 해결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중인데, 여기에는 북한과 미국 양측 모두의 양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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