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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에 기대와 관심 고조 - 2002-09-16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 회담을 위해 내일, 17일 평양을 방문합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북한 방문을 통해, 그동안 두 나라가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데 걸림돌이 됐던 여러가지 민감한 사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17일 평양에 도착해 9시간동안 북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2차세계대전 이후 일본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이번에 북한을 방문합니다. 잔혹했던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는 약 60년전에 종식됐지만, 일본과 북한은 아직도 관계를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관점에서 볼 때, 일련의 일본인 납치 의혹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두 나라간 관계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일본은 북한이 남한으로 침투시킬 북한 간첩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11명의 일본인들을 납치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같은 일본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25년전 실종된 요코다 메구미 씨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 씨는 고이즈미 총리가 납치된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 오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합니다.

요코다 씨는 그러나 적어도 납치된 사람들의 안전에 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요코다 씨는 납치된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는 날짜나 , 그들이 언제쯤 일본으로 돌아올수 있을런지, 귀국일정 같은 사항에 구체적인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일본과 북한간 정상회담은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며, 일본 국민들의 소망은 배신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의 정상회담에서 다른 미해결 문제들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1998년에 일본 영공을 넘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은 또한 북한 간첩선으로 추정되는 선박들의 일본 영해 침범 문제도 논의하기를 원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그같은 선박들의 침범으로 두 나라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 일본 해안 경비대는 동중국해에서, 지난 해 12월에 일본 순찰선과의 교전끝에 침몰한 북한 간첩선 추정 선박을 인양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계속된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두 나라가 경제적 보상 방안에 대해서 이미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문제는 국교 정상화 회담이 재개된 후 마무리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일본 외무성은 그같은 보도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일본과 북한간 정상 회담은 김정일 위원장이 빈곤국가 북한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해 열리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6월 남한 해군 5명이 숨진 서해 교전 사태에 대해 사과를 표명하는 전례없는 행동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그 후 남한과, 남북간 철도 연결 등 여러가지 계획에 관한 회담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남한과 북한은 지난 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쉬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란,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대량 살상 무기의 보유했거나 개발하고 있는 악의 축을 이루는 국가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일본 게이오 대학의 북한문제 전문가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는 현재 김정일 위원장의 입지가 취약하기 때문에 이번 일본과 북한간 정상회담이 성공적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오코노기 씨는 이는, 일본과 미국은 강력한 입지를 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고이즈미 총리가 아무런 소득없이 귀국하게 되면 타격을 받겠지만, 그럴 경우 김정일 위원장이 받는 타격이 더욱 클것이고 또한 일본과 미국은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할 가능성이 없음을 비로소 최종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53퍼센트가 이번 정상회담 후에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46퍼센트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오코노기 씨 같은 분석가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하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 방문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일본 국민들이 실망하는 것은 물론 일본 지도부에 커다란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정부는 16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 성과를 기대한다면서 사상 첫 북일정상회담이 북일관계 정상화의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한국 청와대 박선숙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일간 정상이 만나는 회담은 참으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두 정상의 회담이 양국관계의 많은 문제점을 푸는 출발점이자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번 회담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정세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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