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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통신업체 월드컴의 성장과 몰락 - 2002-07-11


회계부정으로 미국 및 전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2위 규모의 장거리 전화 및 통신 서비스 업체. 월드콤사의 성장과 파산 위기에 처하게 된 배경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올해 58세의 캐나다 출신 버니 에버즈씨는 1960년대 초에 미시시피 대학의 농구 장학금을 제의받기 전까지는 우유 배달과 술집 경비 등의 막일을 했습니다. 그는 그뒤 미국의 남부지방에서 줄곳 살아왔습니다. 에버즈씨가 AT&T로부터 장거리 전화 서비스를 구매해 재판매하는 기업을 설립한 것은 1983년이었습니다. 미국의 통신산업이 규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가운데 그의 소기업은 착실한 성장을 거듭해 수십개 다른 업체들을 인수해 결국 월드콤사가 탄생했습니다.

지난 1997년 에버즈씨는 브리티쉬 텔레콤을 따돌리고 미국 2위의 장거리 전화회사인 MCI를 인수했습니다. 당시의 870억달러 합병으로 월드콤은 세계 통신업계의 주요 업체가 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에 에버즈씨는 미국의 또다른 주요 장거리 전화 및 통신 서비스업체인 스프린트사를 인수하기 위해 1290억달러의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월드콤과 스프린트의 합병은 미국과 서유럽 독점 규제 당국 모두에 의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1999년초 당시에는 월드콤사의 주가와 영향력이 막강했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00년 초에 첨단기술 업계의 거품이 빠지면서 통신업체들의 주가 폭락이 계속됐습니다. 분석가들은 에버즈씨의 기업 합병 전략은 경제성장과 주가 상승이 계속된다는 전제에서만 먹혀드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와 증시가 침체되면서 은행과 그 밖의 채권기관들은 월드콤의 막대한 부채에 차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말에 텍사스의 에너지 거대기업 엔론사가 파산한 뒤 분석가들은 월드콤과 같은 고속 성장 기업들을 예의주시해 왔습니다. 결국 지난 4월 에버즈씨는 이사회 결정으로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그로부터 불과 몇주 뒤에 월드콤은 지난해와 올해 ¼분기에 대규모 회계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발각됐습니다.

부쉬대통령은 월드콤의 회계 부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정부 당국은 월드콤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연방 국회는 에버즈와 그밖의 관계자들이 오는 8일의 국회 청문회에서 증언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분석가들은 월드콤이 파산을 선언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월드콤사의 만7천명의 종업원이 해고되고 주가는 폭락을 거듭해 1달러 미만에 머물고 있습니다.

분석가들은 월드콤이 파산 위기에 처한 주된 이유는 지난 1990년대에 인터넷 관련 사업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그릇된 믿음 때문이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에 분주했고 이에 첨단기술 및 통신업체들은 이들의 돈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입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통신학과의 로버트 프리덴 교수는 당시의 분위기에서 시장 점유비를 높이는 것은 이익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합니다.

관련 업체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 해저 케이블을 설치하는 등 신규 투자에 적극적이었으나 현실은 이들의 기대에 어긋났습니다. 따라서 규모가 클수록 더 좋고 전세계적인 거대 기업이 되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는 믿음이 기업 인수 합병 붐을 일으킨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으며 결국 회계 부정 등 파산의 수순을 밟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분석가들은 앞으로 몇달 안에 통신업계에서 월드콤과 같은 회계 부정을 저지른 업체들이 더많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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