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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빼놓을 수 없는 존재-한국인 통역들 - 2002-06-13


2002년 월드컵 대회의 공식언어가 영어이기는 하지만, 출전 팀들은 연습이나 경기를 할때 또는 호텔에서의 생활 등 대회기간 중 한국에서의 생활에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한국인 통역들을 두고 있습니다. VOA기자가 월드컵 미국 대표팀의 통역인 한 폴씨를 만나보았습니다 *******************

미국 대표팀의 통역인 한 폴씨는 서울 출신으로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한 폴씨는 삼성 미국 지사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7살 때부터 11살 때까지 미국 동부의 뉴저지주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온 직후, 수 년간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의 영어실력은 점차 녹이 슬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대학에 입학한 한 폴씨는 대학생 통역회라는 학생 단체에 가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학생 통역회는 해외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통역회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교제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과 영어로 대화하면서 어울려 다니는 과정 속에서, 다시 영어에 대한 감각을 되찾게 됐습니다. 단지 영어로 대화하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컨페더레이션 컵 경기에서 호주 팀의 통역으로 일했던 경험을 계기로, 한 폴씨는 2002 한일 월드컵 대회의 통역 요원 모집에 응모하게 됐습니다. 한 폴씨는 작년 말 이력서를 제출했고, 몇 차례의 인터뷰를 거쳐 통역으로 선발됐습니다.

한국 월드컵 조직 위원회는 한국 팀에서 경기를 치르는 모든 팀들을 돕기 위한 통역들을 고용했습니다. 한 명의 언론 담당자를 포함해, 각 팀에는 3명의 통역들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한 폴씨는 미국 대표팀의 언론 담당 통역입니다.

미국 팀 선수들과 같은 호텔에 머물면서 팀의 취재단을 돕고 있는 한 폴씨는, 미국 선수단에 관한 사항과 정보를 준비해 야만 합니다.

한 폴씨는 이 정보들을 국제 언론 센터와 한국과 일본의 경기장들에 마련된 언론 센터의 컴퓨터 정보 시스템 운영자에게 전달하고, 각국 취재진들과 축구 관계자들이 이를 접할 수 있게 합니다.

매일 열리는 미국 선수단 기자 회견에서 기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맞추기 위한 조절자의 역할을 하는 것도 자신의 임무라고 한 폴씨는 말합니다.

“첫 번째 기자 회견에서 저는 모든 사항들을 전부 통역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기자들을 위해, 주로 한국어 질문들을 영어로 통역하는데 주력하면서, 영어 질문의 한국어 통역은 소홀히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팀 수행 기자들이 한국 기자들을 위해서 영어를 한국어로 통역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고, 저는 곧 영어 회견 내용을 한국어로 통역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폴씨는 한국 언론으로 부터 미국 팀에 대해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경기를 치르기 전에는, 한 폴씨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일부 기자들은 한 폴씨로부터 미국 팀의 내부 기밀을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었다고 말합니다.

“언론 담당 통역들에게는 나름대로의 방침이 있습니다. 기밀사항들은 기밀인 채로 보호되어야 만 합니다. 그리고 일부 기자들은 제게 다가와서 한국이 미국과 대결하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미국 팀의 내부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취재 방식이 제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 겠지만, 좋은 사람도 있는 반면 그다지 예의를 갖추지 않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대하는 것이 언론 담당 통역으로서 제 임무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미국 대표팀의 언론 담당 책임자인 짐 무어하우스씨는 미국 선수단이 한 폴씨에 대해 매우 흡족해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 지역 사정과 언론에 대해 잘 알고, 통역과 그 외 여러가지 일들을 수행할 수 있는 언어능력을 갖춘 사람을 팀에 두게 되어서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 팀이 한국과 같은 조에 배정됐을 때 이러한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감지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팀이 월드컵을 개최하는 나라인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해 있기 때문에, 더욱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어 왔습니다. 한국과의 경기를 앞둔 지난주, 언론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었습니다.”

미국 팀의 언론 담당 통역으로서의 임무를 즐기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 폴씨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미국 팀의 언론 담담 통역으로서 저는 환상적면서 놀라운 경험들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미국 선수단의 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선수단의 일부가 되어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정말 즐겁습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통역으로서 얻는 혜택 중 한 가지는 물론, 월드컵 경기들을 직접 가까이서 관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 폴씨는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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