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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상이 고요했음 좋겠어요---임 택희 - 2002-05-03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이 작은 방송국안에서 일에 치이고 바쁘기만하고 저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고 있었답니다. 저는 평화롭게 살고 싶지만 저의 일터는 그걸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진작에 봄소식도 전하고 화신도 전해야 했는데..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이사온 원룸은 산밑 동네인데 단파방송이 전에 살던 하숙집보다 잘 안 잡힌답니다. 근래에는 단파방송도 거의 못듣고 있답니다. 귀가하면 좀 몸이 녹초가 되고, 지치고, 내일일 생각하고 모레, 다음주 한달뒤 일을 생각해야 하니 저의 정신이 멍해지는 것 같습니다.

워싱턴의 날씨는 어떤가요? 얼마전 황사가 몹시 심했지만, 요즘은 좀 괜찮습니다. 황사의 역사는 삼국시대에도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는군요. 황사의 성분은 규사(모래)와 중국 공단지역의 오염물질이 혼재한 것이라는데 알칼리성분이 많아 산성화된 토양에 내려 중성으로 바꿔준다는데 잇점도 그렇게 있지만 뭇 땅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아들들이 처신을 잘못하여 그의 부모에게도 아픔이 되고 국민들에게도 분노를 사고 있는 요즘입니다. 세상은 어수선하고 부산에선 비행기도 사고나고 한치 앞을 못볼 안개 속 같은 현실 속에서 월드컵이라는 애드벌룬이 한껏 부풀어 하늘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의 세상이 고요했음 좋겠습니다. 너무 시끄럽고 요란하고 바쁘고 빨라서 저는 어지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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