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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태양절 맞아 대대적인 군 승진 인사


북한은 오늘 (14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군 장성급에 대한 대대적인 승진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현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가 공식 출범하기 한 해 전인 1997년 이후 최대 규모로, 군 사기 진작과 체제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관측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98회 생일을 앞두고 1백 여명의 군 장성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국방위원회 위원 겸 국가안전보위부 수석 부부장인 우동측 상장이 대장으로 승진했고 리병철 공군사령관과 정명도 해군사령관, 정호균 전 포병사령관도 각각 대장 계급장을 달았습니다. 이 가운데 우동측 부부장은 지난해 4월 상장으로 승진한 후 1년 만에 대장으로 진급함으로써 김정일 체제의 실세임을 과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인사에서 4명이 대장으로 진급한 사례 외에도 5명이 남한의 중장에 해당하는 상장으로, 8명이 남한의 소장인 중장으로, 83명이 남한의 준장인 소장으로 승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김정일 체제가 공식 출범하기 한 해 전인 1997년 이후 최대 규모로, 김 위원장의 군부 장악과 군 사기 진작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북한 군사전문가인 북한연구소의 박헌옥 상임연구위원 입니다.

“대규모의 인사 조치는 군 내부 사기 진작과 충성을 강조하고 우동측 대장의 승진을 통해 김 위원장의 후계체제 공고화와 내부 단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4월 김원홍 인민군 보위사령관을 상장에서 대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모두 54명을, 2008년 4월에는 35명의 군 장성급을 승진시켰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해마다 김정일 부자의 생일을 체제 결속과 주민들의 충성심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해 왔다”며 “특히 지난 1998년 이후 선군정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군 인사에 대한 승진을 대대적으로 단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인민군 제567대연합부대의 종합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훈련을 참관하면서 인민 군대를 백전백승의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키는 데 지침이 되는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매체는 그러나 참관 일시와 부대 위치, 과업의 내용 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생일을 전후해 군 부대를 시찰한 적은 있었지만 평양시 대의원들과 각 부문 간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군사훈련을 참관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한국 내 관측통들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무력시위 성격이 짙은 군사훈련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의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 최종철 안보문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미국의 NPR(핵 태세 검토) 보고서가 나오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자 대외적으로 무력시위를 하는 동시에 체제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핵 안보 정상회의가 열리는 등 북한이 궁지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대남 대외 메시지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 화폐개혁 실패로 북한 내부 동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해 단속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이 수단으로 군대를 활용하려는 것 같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각종 지상포들이 목표물에 대한 강력한 화력 타격을 개시했으며 쏟아지는 불소나기로 적진은 불바다로 변했다”고 전해 이번 훈련이 실제 사격 화력시범이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국방부는 14일 국회 국방위에 제출한 현안보고를 통해 “북한 군이 김일성 생일과 오는 25일인 인민군 창건일을 앞두고 대규모 합동 화력시범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1991년부터 10여년 간 북한 인민군에 근무했던 탈북자 김성일 씨는 “군사 합동훈련은 보통 10년에 1번씩 열린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일종의 무력시위로 군 사기를 높이는 동시에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2일 국회에 출석해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등을 계기로 내부 체제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도 역대 최다를 기록한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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