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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부, 수도 방콕에 비상사태 선포


태국 정부가 반정부 군중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수도 방콕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시위군중은 한때 의사당에 난입했으며, 각료회의가 중단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태국의 국회의사당에 7일 반정부 시위 군중이 난입해 일부 의원들과 직원들이 담장을 넘어 대피하고 고위 지도자들은 헬리콥터로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반독재민주연합전선, UDD는 아비시트 웨차치와 현 총리의 사임과 15일 내 총선거 실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비시트 총리는 사임을 거부하고 시위대가 국회 의사당에 난입한 지 몇 시간 만에 수도 방콕 일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아비시트 총리는 9개월 안에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반독재민주연합전선의 숀 분프라콩 대변인은 태국의 신년인 다음 주 송크란 축일 이후까지 반정부 군중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숀 대변인은 시위 군중은 지금 정부에 대해 우세한 위치에 있다며, 송크란 축일 이후에도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붉은 셔츠를 입고 시위에 나선 군중들은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치나와트라 전 총리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부패혐의와 관련한 유죄 선고를 피해 지난 2008년 국외로 도피했습니다.

시위 군중은 지난 6일 방콕의 중심 상가지역으로 진입하려다 실패한 뒤 다음 날인 7일 오전 국회의사당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방콕에는 현재 수 백 명의 경찰과 군 병력이 배치돼 있는 가운데 군 지도자들은 시위 군중을 무력으로 해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방콕 중심부에서의 군중 시위는 지난 3일부터 시작됐으며, 이로 인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 지역의 상점들과 식당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미국의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 태국 지부의 수나이 파수크 대표는 현재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지역은 위치상 보안군이 조치를 취하기 어렵게 돼 있다고 말합니다.

방콕 시내의 현 시위 지역에서 보안군이 군중을 해산하려면 시위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재산상 손실도 발생하기 때문에 진압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태국에서는 지난 1970년대와 1992년 군중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 군이 진압에 나섰다가 유혈 사태가 발생했었습니다.

태국 정부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반독재민주연합전선의 간부 10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면서도 폭력 사태를 원치 않는다고 거듭 다짐하고 있습니다.

아비시트 총리는 다음 주 초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 핵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정치 상황을 이유로 취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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