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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김정일 위원장 방중' 확답 회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달 초 중국 방문 가능성에 여전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관련 정보가 없다며 거듭 확답을 피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또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더라도 그 시기와 일정 등을 발표하지 않을 방침임을 내비쳤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설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가 오늘 거듭 공식 입장을 밝혔군요?

답) 네. 중국 외교부의 장위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과 관련, 지금까지 관련 정보를 접하지 못했다며 지난 주 밝힌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은 이어 정례브리핑에 참석한 내외신 기자들에게,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간의 고위급 교류와 왕래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관심이 있을 경우 유관 부서에 문의하라며 확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 장위 대변인은 중국과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두 나라 간 선린우호 협력관계가 부단히 깊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 중국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이 설사 중국을 방문하더라도 방문 시기와 일정 등을 발표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면서요?

답) 네. 중국 외교부는 김정일 위원장이 방중하더라도 그 시기와 일정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은 오늘 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방문 때 일정을 사전에 발표할 계획이 있느냐는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김 위원장의 과거 중국 방문 때는 북한과 중국 간 협상을 통해 방문 방식과 일정 등을 결정했다고 말하면서, 기자들이 이 같은 방식을 존중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시기와 일정을 미리 발표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 쪽의 요구로 사전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국 방문 여부 역시 확인해 주지 않았습니다. 또 중국 관영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관련 보도 역시 김 위원장의 귀국 후에 내보냈었습니다.

) 당초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제기됐던 4월 첫 주말이 그냥 지나면서 과연 김 위원장이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할지가 관심사인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중국 정부를 비롯해 관영 언론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시기와 관련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시기에 대해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당초 한국, 일본 쪽에서 김 위원장의 유력한 중국 방문 시점으로 꼽았던 4월 첫 주말이 별일 없이 넘어가면서,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차 낮아진 게 아니냐는 견해가 이 곳에서 힘을 받고 있습니다. 즉 이번 주에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기는 힘들 것이고, 방중이 성사되더라도 다음으로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습니다.

실제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 편을 이용해 거쳐갈 중국의 길목인 북-중 접경도시 단동에서는 오늘(6일) 현재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지어 볼 수 있는 징후들이 없는 상황입니다.

)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연기될 것으로 관측하는 근거는 뭔가요?

답)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오는 9일 개막하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일정을 비롯해, 다음 주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핵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 등을 놓고 봤을 때,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번 주에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 위원장이 타게 될 특별열차가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가는 데 편도로만 20시간 가량이 걸리는데요, 김 위원장이 9일 개막하는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11일 미국으로 출국하게 될 경우, 김 위원장이 오늘(6일) 중국 방문길에 올라도 돌아오는 시간까지 포함해 만 5일 밖에 시간이 없습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쪽과 6자회담 복귀와 경제 원조, 그리고 김정은 후계구도 등과 같은 중요한 현안들을 협의하고 돌아가기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게 이곳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밖에 외국 취재진들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길목인 단동에 집결해 있는데다,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의 한국 초계함 '천안호' 침몰과 관련해 북한 연루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쪽이 방중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경제 회생을 위해 중국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고 중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필요한 만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시간 문제일 뿐이며,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은 북한과 중국 지도부의 자체 일정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곳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 앞서 잠깐 얘기가 나온 대로,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통과할 단동에는 외국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현지 상황은 어떤가요?

답) 네.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동향을 취재하기 위해 중국 단동에 몰린 외국 취재진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중롄호텔입니다. 중롄호텔은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통과할 압록강철교인 중조우의교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어서 이 호텔 객실에서는 압록강철교가 한 눈에 훤히 내려다 보입니다.

중롄호텔은 12층 높이에 1백56개 객실을 갖고 있는 4성급 호텔인데요, 지난해 말 외국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을 본격 제기한 이후 외신 기자들이 중롄호텔을 드나들다가 지난 주부터는 외신 매체 기자들로 북적거리고 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주목됐던 지난 주 1일부터 주말에는 중롄호텔에 한국과 일본, 미국 등의 방송, 신문, 그리고 인터넷 전문 매체까지 합쳐 70 명 안팎의 외신기자가 몰리면서 중롄호텔 호텔 객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밖에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는 각국의 정보 요원들도 중롄호텔에 투숙하고 있는 것 파악되고 있어서, 요즘 중롄호텔에 묶고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모여 있는 셈입니다.

)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수행하게 될 텐데요, 중국대사가 현재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답) 이달 초 부임한 류홍차이 신임 북한주재 중국대사는 '청명절'인 어제(5일) 전체 외교관 직원들과 함께 북-중 우호관계를 상징하는 평양 중조우의탑에 헌화한 뒤 평양에서 1백㎞ 남짓 떨어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6.25 참전 중국 인민지원군 용사묘를 참배했다고 중국 관영언론들이 오늘 전했습니다.

북한주재 중국대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이후 네 차례 중국을 방문했을 때마다 모두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볼 때, 류홍차이 중국대사의 이 같은 움직임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현재까지는 시작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임박했다면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류홍차이 중국대사가 대사관 전체 외교관들을 대동하고 평양에서 한참 떨어진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묘를 참배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한데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다음으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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