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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부활절 미사 순례자 수만 명 참여


로마 카톨릭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어제 (4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부활절 미사에는 수만 명의 순례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전세계 카톨릭 신자들도 이날 텔레비전을 통해 바티칸 부활절 미사를 지켜봤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의 순례자들과 관광객, 이탈리아 로마 시민들은 우산을 받쳐들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집전하는 부활절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일찍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사망한 지 사흘 만에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최근 서유럽 나라들의 카톨릭 교회가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으로 곤경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이날 엄숙한 미사를 집전하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미사가 시작되자 추기경단을 대표하는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은 독실한 신자들이라면 신부들의 성추문에 관한 하찮은 소문에 귀 기울지 않고 흔들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교황에게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수년에 걸친 신부들의 성추행을 카톨릭 교회와 교황이 숨긴 책임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소다노 추기경의 발언은 이 같은 비판에 맞서기 위한 교황청의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소다노 추기경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한결같고 용기 있는 지도자라고 칭송했습니다.

교황이 집전하는 부활절 미사 서두에 누군가가 교황에게 발언을 하는 것이 허용되도록 미사 방식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성추문 문제로 교황청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성 베드로 성당의 중앙 내민대 즉 발코니에서 행한 강론을 통해 로마 시와 전세계에 알리는 부활절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교황은 이 메시지에서 최근 지진으로 비탄에 빠진 중남미의 아이티와 칠레 이재민들을 특별히 언급했습니다.

교황은 뜻밖의 지진 참사로 비탄에 빠진 아이티 국민들이 가족을 잃은 슬픔과 절망에서 벗어나 단합된 국제 지원으로 새로운 희망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칠레 국민들도 신앙의 힘으로 용기를 얻어 재건사업을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일 성 베드로 성당에서 교황이 집전한 부활 전야 미사에는 수천 명이 모여 촛불을 들고 교황, 추기경들과 함께 기도했습니다. 이번 성주간 동안 교황은 신부들의 성추문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교황청 공식 신문인 '옵서바토레 로마노'는 4일 신부들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교황을 적극 옹호했습니다. 이 신문은 전세계에서 온 교황 지지 메시지를 전하고 카톨릭 교회에 대한 중상모략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비난했습니다.

취임 후 다섯 번째 부활미사를 집전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바쁜 성주간 일정을 끝내고 교황관저인 카스텔 간돌포로 떠납니다. 오는 16일 83세를 맞는 교황은 다음날 지중해 몰타를 방문하며, 올해 키프러스와 포르투갈, 영국, 스페인 등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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