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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결의안-북한에서 멀어지는 제3국들


이번에는 김영권 기자와 함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유엔 인권이사회는 거의 매년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번이 몇 번째죠?

답) 북한의 인권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는 국제사회의 결의안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전신인 유엔 인권위원회가 2003년 첫 결의안을 채택한 뒤 유엔 인권이사회까지 결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결의에 따라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계속 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유엔총회도 2005년부터 지난 해까지 5년 연속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문) 앞서 올해 결의안에 찬성한 나라가 두 나라 늘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구체적으로 지난 해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답) 전체 표결 결과로 볼 때 지난 해보다 결의안에 호의적인 나라가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해에는 찬성 26개국, 기권 15개국, 반대 6개국이었는데요. 올해는 찬성 28개국, 기권 13개국, 반대 5개국, 그리고 1개 나라가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찬성에 두 나라가 더 늘었고 기권은 두 나라가 줄었으며, 반대한 나라도 1개 나라가 줄어 전반적으로 결의안을 선호하는 나라가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아무래도 과거 북한에 호의적이었던 제 3세계 나라들이 점차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분위기가 표결에도 반영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그런 분위기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번 표결에 앞서 제3 국을 대신해 발언한 브라질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브라질 대표는 북한 정부가 보편적 정례검토(UPR) 권고안에 대해 아무런 결의를 밝히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인권을 개선하려는 국제 인권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도 대표는 이날 북한 정부의 외국인 납치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인도 대표는 한 나라가 다른 나라 국민을 납치하는 행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인도는 (북한에) 납치된 외국인 희생자 가족의 입장을 지지하며,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앞서 최명남 참사의 발언을 잠시 전해드렸는데요. 북한인권 결의안이 정치적 목적의 산물이라는 과거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최 참사는 자신의 주장을 펴면서 일부 역사적 배경을 예로 들었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 가운데 하나로 지목한 2002년에 유럽연합이 북한과의 인권 대화를 중단했고, 이듬해인 2003년 북한인권 결의안을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결의안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이 낳은 산물이라고 최명남 참사는 주장했습니다.

문) 최 참사의 주장이 일리가 있는 것인지요?

답) 최 참사의 주장은 유럽연합(EU) 당국의 입장과는 다른 것입니다. 이스트반 셴트 이바니 전 유럽의회 의원 등 EU 관리들은 과거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00년 초반 북한과 적어도 두 차례 인권대화를 가졌지만 북한 정부가 국제사회의 우려를 수용하지 않고 이른바 ‘우리식 인권’ 만을 고집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럽의회가 먼저 북한과의 인권대화를 접은 것이 아니라 유엔 인권위원회 결의안 제출 뒤 북한 정부가 2003년 일방적으로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이라고 유럽연합 당국자들은 말한 바 있습니다.

문) 전문가들은 이번 결의안 통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북한 정부 스스로 자충수를 뒀다는 분위기입니다. 워싱턴에 있는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버타 코헨 객원 선임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한 정부가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회원국들의 권고안에 대해 결의를 밝히지 않는 등 국제사회에 보이고 있는 비협조적인 태도가 북한인권 결의안이 연장된 주요 이유라는 것입니다. 코헨 연구원은 북한 정부가 유엔 인권기구와 협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게 아니라 이를 진정으로 이행하겠다는 결의, 그리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 결의안도 고개를 숙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많은 제 3국 세계 나라들이 북한인권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는 상황을 볼 때 결의안이 정치적 목적의 산물이라는 북한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결의안이 다시 채택됐는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새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누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비팃 문타폰 현 보고관의 임기가 오는 6월 만료되기 때문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후보를 물색해 왔는데요. 이번에 결의안이 채택된 데 따라 후임자 선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고관은 유엔 소속 정식 직원이 아니며 유엔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직책입니다. 문타폰 보고관 스스로 늘 얘기하듯이 보고관은 정치성 없이 국제사회의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이른바 ‘프로보노’ 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중립성 유지를 위해 태국 출신인 문타폰 보고관처럼 제 3국 출신이나 북유럽 출신 인물이 후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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