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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올해도 경제 분야 현지 지도에 중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경제 분야에 대한 현지 지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면, 군 부대 시찰은 지난 1월 말 이후 실시하지 않고 있어 대조적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 TV’는 지난 1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새해 영농전투에 진입한 사리원시 3중 3대혁명 붉은기 미곡협동농장을 현지 지도하시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농장 방문 중 농업전선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주공 전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1월3일 올해 첫 현지 지도로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지금까지 모두 16차례의 경제 분야 현지 지도를 실시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동안 이뤄진 김 위원장의 경제 분야 현지 지도 횟수와 같은 것입니다.

반면, 올해 김 위원장의 군 부대 시찰은 지난 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3월 중순까지 7차례 군 부대를 방문했지만,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3회에 그쳤습니다.

특히, 지난 1월31일 제630대연합부대 지휘부 시찰을 끝으로 2월과 3월에는 단 한 차례의 군 부대 시찰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인 김광진 씨는 김 위원장이 경제 분야 현지 지도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풀이합니다.

“ 당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중요시하는 전략적 대상들에 국가적인 힘을 집중하고, 그런 것들로 해서 사실은 국가적인 중요 대상을, 공사나 그런 것들을 빨리 완성하는 효과가 있구요…”

김 연구원은 또 김정일 위원장이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후계구도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뇌졸중 발병 이후 후계 문제가 다급해진 북한으로서는 김일성 주석의 탄생 1백 주년이 되는 2012년이 후계 문제 확정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올해 미곡협동농장과 수산사업소, 밀가루 가공공장과 식료품공장, 비날론공장과 기계공장, 발전소 건설 현장 등을 방문했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올해 초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면서, 농업과 경공업을 주공 전선으로 삼은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밖에 광산과 제련소, 제철소 등도 잇따라 방문해 철강 생산 정상화에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 나라의 지도자가 현장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할 경우 생산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는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영향일 뿐이며 경제발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소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조명철 연구위원은 현지 지도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단적인 예로 광산을 들었습니다.

“자원 개발이라는 것은 광산 하나를 가지고 거기서 광물을 캐면 그냥 돈을 버는 것이 아니고, 당장 운송이 문제가 될 거 아니예요, 도로도 변변히 없고 에너지 난에 연료난이니까…”

조 연구위원은 북한 같은 경우 어느 한 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개발보다는 절대적으로 열악한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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