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국제위기감시그룹, '북한 정권 내 균열 가능성'


북한 김정일 정권 내부에 갑작스런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제분쟁 조정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단체가 주장했습니다. 대북 제재로 인한 외화난과 화폐개혁의 후유증 등이 겹칠 경우 북한 정권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일 정권이 갑자기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국제위기감시그룹의 로버트 템플러 아시아 담당 국장입니다.

템플러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북한은 정치적, 경제적 위기를 연이어 겪고 있다"며 "북한 정권 내부에 갑자기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위기감시그룹이 북한이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9개월째 북한에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산 무기를 실은 배와 비행기가 전세계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으며,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북한 기업과 인사도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제제에는 미국과 한국,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템플러 국장은 북한의 무역 적자가 10억 달러에 달한다며 북한이 심각한 외화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내부적으로 심각한 경제적 난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11월 말 화폐개혁을 단행했습니다. 당초 목적은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화폐개혁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북한 당국이 장마당을 단속하자 쌀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식량난은 한층 더 가중됐습니다. 다시 템플러 국장입니다.

"화폐개혁으로 그동안 모아둔 재산을 빼앗긴 주민들이 정권을 원망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북한은 또 후계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년 전 뇌졸중 등 건강 이상을 겪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권력 승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템플러 국장은 "북한의 후계 작업 준비가 과거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권력이 넘어갈 때만큼 정교한 것 같지 않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당장 정권 붕괴나 군부 쿠데타 같은 큰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분석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지난 50년 이상 제재를 받아온데다 김정일 정권이 군부와 노동당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제재로 인한 외화난과 화폐개혁으로 인한 민심 이반,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와 권력승계 같은 일련의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정권 내부에서 갑작스런 분열이나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