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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스라엘, 이슬람교 공동성지 국가유산 지정에 팔레스타인 반발


이스라엘 정부가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들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해 보수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하자, 팔레스타인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위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측은 이번 조치가 정치적인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이스라엘 정부의 조치부터 알아보죠. 어떤 곳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했습니까?

답) 헤브론에 있는 '족장들의 동굴'과 베들레헴에 있는 '라헬의 무덤'두 곳을 포함해서 모두 1백50개의 유적지를 국가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곳들은 시설이 너무 낡아서 비가 새고,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곳들인데요, 1억 달러를 들여서 이스라엘 정부가 시설 보수에 나서기로 한 겁니다.

) 유적지를 보수해서 관리를 잘 하겠다는 건데, 팔레스타인 측이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답) 이스라엘 정부가 국가유산으로 지정한 주요 유적지들이 이슬람교 신자들의 성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슬람교와 이스라엘인들이 믿는 유대교의 공동성지에 이스라엘 당국이 단독으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거죠. 성지를 보수하기로 결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보수공사가 끝난 뒤에 성지를 누가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아주 민감한 사안입니다.

) 이스라엘 정부가 1백50개의 유적지를 보수하겠다고 했는데, 팔레스타인 측은 성지 두 곳을 특히 주목하고 있어요.

답) 네, 헤브론에 있는 '족장들의 동굴'과 베들레헴에 있는 '라헬의 무덤'이 논란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족장들의 동굴'에는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믿음의 조상으로 여기고 있는 아브라함과 그 가족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문) 아브라함을 이슬람교에서는 이브라힘이라고 부르죠.

답)그렇습니다.

문)베들레헴에 있는 '라헬의 무덤'도 두 종교의 공동성지 아닙니까?)

) 네, 아브라함, 또는 이브라힘의 손자 야곱이 두 번째로 얻은 아내가 라헬인데요, 라헬이 묻혀 있는 성지지요.

) 그런데 팔레스타인 측은 어째서 이스라엘 정부의 이번 조치에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겁니까?

답)이스라엘이 유적지 보수작업을 핑계로 요르단 강 서안 지역의 주요 거점을 차지하려고 한다, 이게 팔레스타인 측의 시각입니다. 이스라엘이 성지의 정치적 지위에 변화를 줌으로써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한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족장들의 동굴'이 있는 헤브론과 '라헬의 무덤'이 있는 베들레헴 모두 요르단 강 서안에 있어서 팔레스타인 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요르단 강 서안은 지금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 아닙니까?

답) 네, 이 지역은 지난1947년 유엔에 의해 팔레스타인 국가 후보지로 지정됐었지만, 1967년 3차 중동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점령해 왔는데요, 아직도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중동 평화협상이 타결되면 요르단 강 서안을 포함해서 가자지구와 동예루살렘을 묶어서 독립국가를 세울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움직임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국가유산 지정작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주례 내각회의를 임시 수도인 라말라가 아니라 헤브론에서 열었습니다. 요르단 강 서안에서는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공안군병력사이에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국제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아랍 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도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 평화협상을 재개하는데 도움이 안 되는 조치라고 지적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이스라엘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스라엘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답)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순수하게 성지를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국가유산 지정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슬람교도들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도 논란이 확산되는 걸 경계하는 모습인데요, 예루살렘 시장이 공원 진입로 공사를 위해서 팔레스타인 인들의 묘지를 옮기려 하자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나서서 계획을 미루도록 했습니다. 분란의 소지를 더 만들지 말라는 거죠. 헤브론의 경우 지난 1929년과 1994년에 아랍인과 유대인 수십 명이 성지에서 살해당하는 참극이 빚어졌었는데요,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C: 지금까지 이스라엘 정부가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들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한 것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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