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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계약 파기’ 북한 담화 의도 파악 나서


한국 정부는 금강산과 개성 관광 관련 계약과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밝힌 북한 측 담화에 대해 진의 파악에 나섰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대남 유화 자세를 버리고 공세 국면으로 전환하겠다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4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 대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5일 차관 주재로 부내 회의를 갖고 북한의 진의와 북한이 취할 가능성 있는 후속 조치 등을 점검했습니다.

통일부는 한국 정부가 개성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막을 경우 관련 계약을 파기하고 현지 부동산을 동결할 수 있다고 밝힌 북측의 이번 담화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5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금강산 관광 등의 경우 북측과 현대 간 계약과 당국 간 합의서, 그리고 북한법상 투자자산 보호 규정 등이 존재하는데 일방적 계약 또는 합의의 파기는 남북 합의와 북한 내부법에 저촉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남북 간에 다른 합의서나 이런 내용도 합의에 의해서 수정을 하고 변경을 하고 그렇게 되는 것이지, 일방에 의해서 파기하고 합의 내용이 수정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국 정부 일각에선 북한이 계약 파기를 거론한 배경에는 관광사업 파트너이자 계약 당사자인 현대아산을 통해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은 담화가 발표된 4일 밤 임원회의를 열고 북한이 관광객의 신변안전 등을 보장한다고 밝힌 만큼 남북 당국 간 대화를 통해 관광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입니다.

“북측에서 남측 관광객들의 신변을 보장하기로 다시 한 번 확인한 이상 저희도 관광사업이 재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게 저희 입장입니다.”

북한은 또 담화를 통해 개성관광은 이 달에, 그리고 금강산 관광은 다음 달부터 개방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 태도를 지켜본 뒤 후속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담화는 특히 해당 관광지의 부동산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에 북한이 때를 보아가며 금강산 관광지구에 체류중인 한국 측 관리 인력을 추방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박사는 경제난을 이기기 위해 외자 유치에 나선 북한이 한국 기업의 투자자산을 동결시킬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북한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이 민간자본이 투자가 돼서 들어간 것인데 이런 투자자본에 대해서 사실상 당국 간 관계 때문에 자본을 동결시킨다 라고 하는 사례를 남기게 된다면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을 갖고 있던 자본가들한테는 굉장히 큰 타격을 줄 겁니다.”

이런 부담 때문에 북한의 이번 담화가 한국에 대한 수사적 압박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가 대북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북한이 그동안의 대남 유화 자세를 버리고 공세 국면으로 전환하겠다는 일종의 신호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특히 오는 6월 한국에서 실시되는 지방자치단체 선거 국면을 북한이 활용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금 남측이 6월까지는 지방선거 국면에 들어가기 때문에 6.15 지지세력 대 반지지세력, 그리고 통일세력 대 반통일세력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 하에서 오히려 정치적 공세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려는 하나의 전략 전술적 변화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분석합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기자설명회에서 “관광객 신변안전보장 등 한국 측의 3가지 선결조건에 대해 북측은 자신들의 입장 표명으로 해결된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관광객들의 신변안전을 위한 제도적 보장 등이 이뤄져야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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