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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국인들, 탈북자 어린이 볼모로 돈벌이


일부 중국인들이 탈북자 어린이들을 볼모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민간단체와 종교단체 관계자들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일부 어린이들은 성폭력 피해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에서 매우 활발히 북한인권 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 단체는 최근 후원자들에게 도움을 호소하는 전자우편을 보냈습니다.

중국 모 지역에 머물고 있는 10 살 안팎의 일부 탈북자 소녀들이 중국인 보호자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채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구출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단체 관계자는 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탈북자 어린이들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습니다.

“지원만 받고 아이들은 제대로 밥도 안주고 찬 바닥에다 재우고. 엄마가 한국에 왔는데 엄마가 중국 사람한테 연락해서 우리 아이를 찾아달라고 돈을 보내는데 애는 잡아놓고 그러니까 볼모인 거예요. 자기네들은 그 돈 갖고 잘 살고.”

이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탈북자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대가로 인권단체나 선교단체들에게 돈을 요구한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선교사들이 돈을 보내주는 거예요.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하면 돈을 보내주잖아요. 잘 보호하라고. 그걸 바라고 있다는 거죠.”

외국에서 온 선교사들이나 인권 운동가들이 탈북자 어린이들을 직접 보호하기 힘든 점을 역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어린이들은 대개 부모가 중국 당국에 체포돼 강제북송 됐거나 한국으로 먼저 간 탈북자들의 자녀들, 또는 중국인 남편과 탈북 여성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 구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목사 역시 비슷한 문제들이 점차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천 목사는 특히 일부 무책임한 종교 사역자들이 조선족 등 중국인들의 악행을 부채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처럼 고아원을 운영하지 않고 여기에 어떤 애가 있다는 것만 알고 (돈만 준 채) 사역한다고 후원자들에게 그러겠죠. 그럼 그 사람들(중국인들)은 이 것을 돈벌이로 생각하고…”

천 목사는 최근 한 종교단체 사역자로부터 탈북자 어린이를 보호하고 있는 곳을 알려주면 이들에게 무조건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전자우편까지 받았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고아원을 세우고 책임 있게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보호한다는 명분만 내세운 채 중국인들을 돈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천 목사는 특히 탈북 여성과 결혼해 낳은 자녀를 데리고 돈벌이를 하는 중국인 아버지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분 아이들의 입양이나 보호할 곳을 마련해 준다고 하면, 제 자식을 데려가 고맙다고 얘기해야 할 텐데 오히려 돈을 요구하더라고요. 대부분 조선족이 그러죠. 이 어려운 살림에 아이들을 데려다가 키워주면 고맙다고 해야 하는데 반대로 맡겨놓은 것 데려가는 것처럼 돈을 요구해요.”

천 목사는 이런 행태는 자식을 파는 행위와 같다며, 이런 경우 자녀를 맡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 선교사는 3일 ‘미국의 소리’방송에 어린 탈북자들을 데리고 돈벌이를 하는 조선족들이 일부 있다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라며, 그러나 위험을 무릅쓴 채 양심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불똥이 튀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이런 제보가 계속 들어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실태를 조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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