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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 북한의 나무 심기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북한은 최근 평양을 비롯한 전국에서 나무 심기 행사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북한의 연료와 땔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나무 심기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산림 현황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일 식수절을 맞아 평양과 지방에서 나무 심기 행사를 열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나라의 수림화,원림화 사업을 힘있게 벌리기 위한 근로자들의 궐기 모임이 2일 모란봉에서 진행됐습니다. 김영남 동지와 박명선 내각 부총리,관계 부문 일꾼들이 모임에 참가했습니다”

북한은 1947년부터 매년 나무를 심는 식수절 행사와 운동을 벌여왔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과거 울창했던 북한의 산림이 남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한 상태라고 말합니다. 평양 김일성 대학 출신으로 지난 2001년에 탈북해 현재 서울의 동아일보에 근무하는 주성하기자의 말입니다.

“남한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이 산이 푸르다, 이런 것에 깜짝 놀랐는데요.북한에는 마을 인근에 나무가 없거든요.민둥산만 보다가 여기와 보니까, 나무가 빽빽하고, 또 쓰러진 나무를 누구도 가져가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북한 산림이 황폐화 된 것은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박종화 교수는 지난1월 미국의 인공위성이 한반도를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북한 국토의 11%에 해당하는 1만4천 제곱킬로미터가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23배에 해당되는 산림이 황폐화 됐다는 뜻입니다.

평양의 농업과학원 출신인 탈북자 이민복씨는 북한의 산림이 황폐화 된 것은 에너지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석탄을 비롯한 연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자 주민들이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마구 나무를 베어냈다는 것입니다.

“에너지를 어디서 갖다가 쓸 때가 없는 거에요. 여기처럼 가스나 전기가 풍족해서..전부 그런 게 없으니까,북한의 나무를 잘라서 때는 거죠”

지난 2008년에 탈북한 김은호씨는 북한이 60-70년대 다락밭을 개간한데다,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나무를 마구 베어내는 바람에 산림이 더욱 황폐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옛날에 60년대 농경지 부족으로 다락밭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 때 야산은 모두 다락밭을 만들었는데, 그래도 그 때까지만 해도 나무가 좀 있었는데, 그 후 94년 고난의 시기 이후 나무가 없고 모두 민둥산이에요”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남북관계에도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명박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산림 녹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장관도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남북관계가 본격화되면 북한의 산림 녹화를 우선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서울의 탈북자들은 북한의 산림 녹화를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 다소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동아일보의 주성하 기자는 북한 산림 황폐화의 1차 원인은 ‘연료 문제’라며 땔감 문제가 해결 안된 상태에서 산림 조성을 지원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무를 심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마을 인근에 나무를 심으려면 마을 사람들의 먹는 문제, 땔감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지 그것이 해결 안 된 상태에서 나무를 심는 것은 소용없다, 이런 주장입니다.”

반면 탈북자 김은호씨는 북한에 나무를 심는 것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으로 대북 산림 조성 지원에 찬성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찬성하죠, 같은 국토 아닙니까. 왜냐하면 나무는 우리 대에 쓰지 못하고 다음 후대에 물려주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30-40년 자라는 것인데 통일 이후에 민족의 재산이 될 것 같습니다”

남북한은 지난달 산림 녹화 문제를 놓고 중국에서 비공식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원동원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베이징에서 남측 관계자를 만나 산림 녹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북측은 이 자리에서 쌀과 비료 지원을 요구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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