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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4월 중순 이전 중국 방문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주 중국을 방문한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이례적으로 오늘 (2일)까지 일주일째 머물면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정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고, 북-중 간 경제협력 등을 협의하고 있는 점이 이런 관측을 낳고 있는데요, 온기홍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현지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그 시기 등에 대해서는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과 언론매체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두 달 안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주일 전 중국을 방문한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이례적으로 2일까지 일주일째 머물면서 중국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고 북-중 간 경제협력을 협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앞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지난달 초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한 바 있습니다. 김영일 부장이 왕 부장의 평양 방문 직후 중국을 방문한 점에 미뤄볼 때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친서를 갖고 왔고, 중국 쪽과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을 협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그동안 각각 노동당 국제부와 공산당 대외연락부를 창구로 두 나라 최고 수뇌부의 상호방문을 논의해왔습니다. 따라서 김영일 부장이 베이징 외에 지방을 둘러보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위해 미리 방문지를 둘러보고 조사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지난 달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을 중심으로 해서 베이징에서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 연쇄회담이 이뤄지면서 6자회담 재개 논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다음 달 12일 미국에서 개막되는 핵안보정상회담 전에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데 참가국들이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도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영일 부장은 지난 23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한 데 이어, 24일에는 장가오리 톈진시 공산당 서기를 만났습니다. 김 부장은 또 지난 달 27일에는 왕민 랴오닝성 공산당 서기, 28일에는 쑨정차이 지린성 공산당 서기와 만나 북-중 간 경제협력 분야를 논의했습니다.

이번에 김영일 부장이 거쳐간 지역 가운데 한 두 곳은 김정일 위원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경우 방문지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과거처럼 중국에서 경제가 발전한 동부 연안지역을 시찰하는 대신, 최근 북-중 경제협력의 중심지로 떠오른 북-중 접경지역을 둘러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북한은 지난해 말 시행한 화폐개혁의 실패 이후 외자 유치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고, 중국도 자국 내에서 낙후된 동북3성 개발을 위한 북-중 경제협력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편,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6자회담 재개 시점에 바로 앞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북한은 중국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재 움직임을 지켜보고 입장을 정한 뒤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추진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 등에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공식화함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앞으로 중국의 북한에 대한 중재와 설득 움직임이 순조롭게 이어지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시기는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는 3월 중순부터 핵안보정상회담 개막 전인 4월 중순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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