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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도-파키스탄, 1년여 만에 평화회담 재개


인도와 파키스탄이 1년여 만에 평화회담을 재개했습니다. 인접국인 두 나라는 국경분쟁을 비롯한 현안들을 풀기 위해 4년 동안 평화회담을 계속하다 지난 2008년 인도 뭄바이 테러사건을 계기로 회담을 중단했 었습니다. 이번 평화회담을 계기로 두 나라의 긴장이 앞으로 얼마나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인도와 파키스탄이 오랜만에 평화회담을 재개했군요.

답) 네, 인도 뉴델리에서 오늘 두 나라 외무장관이 만났습니다. 4년 동안 계속됐던 평화협상이 지난 2008년 11월 인도 뭄바이 테러로 전면 중단됐었는데요, 이번에 1년 3개월 만에 다시 공식회담을 갖게 된 겁니다.

) 뭄바이 테러, 전세계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죠.

답) 그렇습니다. 인도판 9.11 테러사건이라고 불릴 정도의 큰 사건이었는데요, 인도 최대의 금융 중심지인 뭄바이 시내에서 사흘 동안 벌어진 테러공격으로 1백66명이 목숨을 잃었고 3백 여명이 다쳤습니다. 최고급호텔과 철도역, 병원, 식당 같은 인파가 붐비는 곳에 파키스탄 무장괴한들이 들이닥쳐 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뜨렸습니다.

) 그런데 인도는 뭄바이 테러사건에 파키스탄 정부가 연루됐다고 의심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 파키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라시카르-에-토이바'가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는데요, 이 단체는 지난1990년대 파키스탄 정보기관이 만든 조직입니다. 인도와의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에 투입하기 위해 만든 건데요, 파키스탄 정부는 이 단체가 뭄바이 테러의 배후라는 인도 정부의 주장을 부인하다가,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자 뒤늦게 주요 간부들을 체포했습니다.

) 인도 입장에서는 평화회담 재개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사실 인도 정부로서는 파키스탄과의 이번 회담이 국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뭄바이 테러 배후 세력에 대한 파키스탄 정부의 사법처리가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되고 있고, 파키스탄과 화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강하기 때문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그 동안의 불신을 접고 파키스탄과 평화회담을 재개하기로 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답) 미국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 모두 미국과 긴밀한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미국이 평화회담만이라도 다시 열라고 양측에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두 나라가 서로 으르렁대서 좋을 게 없습니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저항세력과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소탕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평화회담이 어렵게 재개된 건데,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답)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고 있습니다. 회담이 끝난 뒤 인도 외무장관의 짤막한 발언이 있었는데요, 라오 외무장관은 양국간의 신뢰회복을 위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파키스탄의 살만 바시르 외무장관과 계속해서 접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좀 두리뭉실한 설명인데, 인도는 이번 회담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답) 테러 문제를 핵심 의제로 삼고 파키스탄이 테러단체들을 소탕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들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게 인도의 입장이었습니다. 평화회담을 완전히 재개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건데요, 앞으로 회담의제를 더 확대해 나갈지 여부는 이번에 파키스탄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인도 외무부가 밝혔습니다.

)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회담에 대해 어떤 기대를 보였습니까?

답) 파키스탄은 단순히 테러소탕 문제뿐 아니라 양국간의 현안들을 모두 논의하기를 원했습니다. 기왕이면 테러 문제 보다는 카슈미르 분쟁문제를 더 우선적으로 다루자는 겁니다. 지난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지역을 둘로 나눠가지면서 60여년 동안 양측의 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이미 두 차례나 전쟁도 치뤘구요.

) 양측의 관심이 이렇게 달랐다면 이번 회담 성과에 큰 기대를 가지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답)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번 회담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서로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하지만 중단됐던 평화회담이 마침내 재개됐다는 사실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뭄바이 테러가 있기 전에도 4년을 끌었던 회담이었던 만큼, 처음부터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보다는 두 나라가 그 동안의 긴장을 풀고 화해의 시대로 다시 나아가는 발판으로 이번 회담을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회담이 끝난 뒤 인도측 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는 것은 꽤 바람직한 사태발전이라고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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