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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 후진타오 면담


미국과 한국, 중국 정부 당국자들이 베이징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이 오늘 (23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북한의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이 베이징을 방문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네, 북한의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이 오늘 (23일) 이곳 시간으로 오전 10시 북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김영일 국제부장을 포함한 북한 노동당 중앙국제부 중국 방문 대표단은 10 여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중국 관영방송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영일 부장이 이끄는 북한 노동당 국제부 대표단을 면담했다고 주요 뉴스로 전했는데요, 이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그만큼 북한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제스처로 풀이됩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북 우호관계를 굳건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면서, 현재 복잡 다변화 국제 형세 아래 두 나라 우호 교류를 더 한층 강화하고 실질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이 지역은 물론 세계 평화와 안정에도 이롭다고 말했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또 중국은 북한과 공동으로 노력해 올 한 해 양국 우호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올려 놓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영일 부장은 현재 형세에서 두 나라 간 당과 국가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북-중 관계가 더욱 큰 발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일 국제부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일단 지난 6∼9일에 있었던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북한 방문에 대해 북-중 간 ‘당 대 당’ 차원의 답방 형식을 띤 것으로 보입니다.

문) 6자회담 재개 논의가 본격화 하는 상황에서 김영일 부장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을 방문해 관심을 끄는데요, 이번 방문이 왕자루이 부장의 평양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일지라도, 북-중 양측이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할지 궁금한데요.

답) 먼저, 오늘 중국 관영매체들이 전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김영일 부장 간의 면담 중 발언에는 6자회담 재개 방안이나 북한 핵 관련 내용은 전혀 들어 있지 않았는데요, 실제 후진타오 주석은 면담 자리에서 이들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표면적으로 보면, 김영일 국제부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간 당 대 당 차원의 연례교류에 해당하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달 들어 6자회담 참가국 사이에 회담 재개 논의가 본격화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김영일 국제부장은 중국 쪽과 6자회담 재개 문제 등과 관련한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나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 김영일 부장이 중국 쪽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협의할 가능성은 어떤가요?

답) 중국 최고지도부가 지난 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잇달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 김영일 국제부장이 중국 쪽과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협의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11일 북한 함흥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하고 전달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에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초청 내용이 들어 있었는데요, 그런 만큼 이번에 김영일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의지가 담긴 답신을 중국 쪽에 전달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논의는 북-중 정부 차원이 아닌, 북한의 노동당 국제부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사이에 이뤄져 온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영일 국제부장은 이달 초 김정일 위원장이 왕자루이 부장을 면담할 당시 배석했었습니다.

문) 김영일 부장에 이어, 위성락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도 오늘 중국에 도착했는데요, 위성락 수석대표는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측과 북한 핵 문제 등을 본격 협의하겠군요?

답) 네. 위성락 본부장은 오늘(23일)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에 이어 이곳 시간으로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위성락 수석대표는 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들과 만나, 중국이 그동안 북한과 중요한 양자협의들을 가진 뒤여서 한-중 간 협의를 할 특별한 때라는 생각에 중국을 방문했다고 말하면서, 우선 중국 측의 얘기를 들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다시 비핵화 공약을 이행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위성락 수석대표와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데요,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이 있는지요?

답)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위성락 수석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영일 부장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문) 그런데, 중국 외교부가 미-북 간 양자회담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추가 대화를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 열린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친강 대변인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다음 달 초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계획을 확인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중국 입장에서 현재로서는 3월 초 김계관 부상의 미국 방문 계획을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에 직접 문의하라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그러나 중국은 미-북 간 다자와 양자 대화를 일관되게 지지하고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6자회담의 틀 안에서 관련 국가들이 다자와 양자 접촉을 갖는 것은 상호신뢰 증진과 양자관계 개선, 6자회담의 진전,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조속한 실현, 동북아시아의 평화 안정에 모두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또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 특사가 내일 중국을 방문해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만나 6자회담과 다른 공통의 관심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고 밝혔습니다.

문)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죠. 지난 해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중국이 북한에 개혁개방과 세습 반대, 핵 포기를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이 오늘 보도했는데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밝힌 입장이 있나요?

답) 중국이 지난 해 5월 북한의 핵실험 강행 직후 북한에 핵 포기, 개혁개방, 세습 반대 등을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오늘 열린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친강 대변인은 그 보도는 완전히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정면 부인하고, "중국은 내정 불간섭의 원칙 하에 결코 다른 나라의 내정과 사무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오늘자 베이징발 보도에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해 5월 말 북한의 핵실험 직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을 만나 개혁개방과 세습 반대, 핵 포기 등 3개항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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