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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두바이 하마스 간부 피살사건 파장 확산


아랍 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의 간부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오히려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과 이스라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 먼저, 이번 사건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답)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 강 서안을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의 핵심 간부인 마흐무드 알-마부가

지난 달 19일 두바이의 한 호화호텔에서 살해된 뒤 다음 날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부검 결과, 전기 충격을 당한 뒤 목이 졸려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건 발생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두바이 경찰은 11명의 용의자들을 공개수배한 상태입니다.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도 이들 11명의 용의자를 일급 적색 수배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 이번 사건이 상당히 전문적인 암살단의 소행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구요?

답) 최근 두바이 경찰이 공개한 공항과 호텔의 폐쇄회로 TV를 통해 암살 사건에 개입한 조직의 행적이 드러났는데요, 마치 첩보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관광객으로 위장한 범인들은 공항 대기조, 정찰조, 암살실행조 등으로 나뉘어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알-마부를 살해한 뒤에는 곧바로 독일과 홍콩 등으로 잇따라 출국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고도로 조직화된 암살단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입니다.

) 이와 관련해, 처음부터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됐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네,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팔레스타인이나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암살 조직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살해된 알-마부의 경우에도 지난 1989년 이스라엘 군인 2명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의 집중 감시를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사건 발생 이후 줄곧 이번 사건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개입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관련설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8일, 두바이 경찰청장이 사건의 배후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있다는 게 99% 확실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스라엘이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습니다. 두바이 경찰은 암살범들의 수법이 과거 모사드의 수법과 유사하다고 말하면서, 모사드의 개입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무사드의 수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이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이스라엘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외무장관은 모사드가 사건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다시 한 번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리베르만 장관은 이스라엘 정부는 보안 작전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않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임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 이처럼 두바이와 하마스, 그리고 이스라엘이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이번 사건의 여파가 영국 등 다른 나라들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

답) 두바이 경찰이 공개수배한 용의자 11명 가운데 6명이 영국 위조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5명도 3명이 아일랜드 여권, 그리고 2명이 각각 프랑스와 독일의 위조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동안 위조 여권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나라들은 두바이 경찰이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 정보기관을 지목하자 곧바로 이스라엘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들 나라들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암살 행위에 자국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불명예일 뿐 아니라 잘못하면 하마스의 보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특히, 영국의 입장이 강경한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답) 다른 나라 위조여권들과 달리 영국의 위조여권은 영국에서 태어나 현재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6명의 영국인들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살해 용의자들은 이들의 신원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사진만 자신들의 것으로 바꿔 붙인 것인데요, 영국 정부는 자국민의 명의가 어떻게 살인 용의자들에게 도용됐는지 확인하겠다고 나섰구요, 이스라엘과 영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 이처럼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과 오스트리아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구요?

답)그렇습니다. 암살 용의자들이 위조 여권을 이용해 미국에 본부를 둔 은행을 통해 5장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것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용의자들은 미국 은행을 통해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항공권 등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오스트리아 내무부 대변인은 살인 용의자들이 서로 연락을 취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전화번호를 사용했다는 두바이 경찰의 주장에 대해 반 테러 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이번 사건의 여파가 어디까지 확산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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