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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아프간 파병 문제로 연립정부 붕괴


네덜란드의 연립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파병 연장을 둘러싼 갈등 끝에 붕괴됐습니다. 얀 페터 발케넨데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베아트릭스 여왕에게 일괄사퇴서를 제출했는데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네덜란드 군의 미래가 불투명하게 됐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지난 20일 새벽까지 이어진 회담을 마친 뒤 화가 난 표정으로 나타난 발케넨데 총리(사진)는 연립정부가 지속되기에는3당간의 신뢰가 부족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연립여당은 아프가니스탄 남부에 주둔 중인 네덜란드 군의 임무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가 네덜란드 측에 아프간 주둔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좌파 세력인 노동당은 예정대로 오는 8월에 네덜란드 군 1천6백 명 중 상당수를 아프가니스탄 남부 우루즈간 주에서 철수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결국 연립여당에서 탈퇴했습니다.

연립여당이 붕괴되자 발케넨데 총리는 베아트릭스 여왕에게 내각의 일괄사퇴서를 제출했습니다.

발케넨데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과 노동당, 기독연맹 세 당의 공조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됐다며, 특히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관한 노동당의 성명은 연립정부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네덜란드 군,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안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네덜란드 군이 우루즈간 주에서 재건사업과 아프가니스탄 군의 군사작전 주도를 지원하기 위해 규모를 줄여서라도 계속 주둔해줄 것을 네덜란드 정부에 요청했었습니다. 기독민주당과 기독연맹은 이 같은 요청을 검토해서 최소한 신중하게 작성된 정부 성명을 내놓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노동당을 이끌고 있는 부터 보스 재무장관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네덜란드 군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유권자들에게 이미 약속하지 않았냐는 겁니다. 노동당은 우루즈간 주에서 네덜란드 군이 맡아왔던 임무를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다른 회원국들이 이어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우루즈간 주에서는 지난 2006년이후 지금까지 네덜란드 군 21명이 전사했습니다.

이번 연립정부 붕괴는 네덜란드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온 것입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중인 유럽국가들 중 상당수가 세계금융위기와 국방예산 축소를 겪고 있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의 아프가니스탄 작전에 대한 불만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네덜란드 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다면 NATO에 또 다른 타격이 될 전망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NATO군 사령관인 스탠리 맥크리스털 장군은 미군 3만 명이 증파되고 있는 만큼 다른 NATO회원국에서도 1만 명이 추가 파병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NATO는 1만 명을 모으는데 고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네덜란드 연립여당의 의석 수는 노동당이 탈퇴함에 따라 전체 의석 1백50석 가운데 기독민주당과 기독연맹 두 당의47석만 남게 됐습니다. 현재로서는 또 다른 연립정부가 수립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오는 5월 조기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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