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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티모셴코 총리, 대선 무효소송 취하


우크라이나의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가 최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무효소송을 취하했습니다. 티모셴코 총리는 야당 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에 패한 뒤 선거부정이 있었다며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갔었지만 소송이 취하됨에 따라 야누코비치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티모셴코 총리는 지난 7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1백만 표 이상이 개표가 잘못되거나 조작됐다고 대선 무효 소송에서 주장했습니다. 티모셴코 총리는 선거에서 야당 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에게 3.5%의 득표율 차로 패했습니다.

티모셴코 총리는 이번 대선에서 조직적인 선거조작이 광범위하게 있었다며 최근까지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행정법원에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하고 수많은 관련서류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티모셴코 총리는 법원이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돌연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티모셴코 총리는 법원에 소송 심리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음을 밝히고 법원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사법 정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선거 무효소송을 접수한 행정법원은 선거 결과에 따른 일정을 중단시켰지만, 티모셴코 총리의 소송 취하가 있자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야누코비치 당선자는 오는 25일 대통령에 취임하게 됩니다.

티모셴코 총리는 지난 2004년 일어난 오렌지혁명의 주역입니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는 야누코비치가 여당 후보로 나와 승리했지만 선거 부정시비가 일면서 시민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시민들이 야당을 상징하는 오렌지 색의 옷을 입거나 목도리를 걸치고 깃발을 휘두르면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기 때문에 '오렌지 혁명'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습니다.

시민들은 대통령 선거를 부정하게 치른 집권여당에 강력하게 항의해서 결국 대법원으로부터 재선거를 치르라는 판결을 받아냈고 티모셴코의 혁명동지인 빅토르 유셴코 야당 후보가 재선거에서 승리한 뒤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국제 선거감시단도 이번 선거는 오렌지 혁명 당시와는 달리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야누코비치 당선자는 티모셴코 총리가 대선에서 패배한 만큼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티모셴코 총리는 총리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야누코비치 당선자가 앞으로 다뤄야 할 최대현안은 경제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경제는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크게 뒷걸음질 치다가 결국 지난 2008년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긴급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예산은 아직도 승인이 안 난 상태이고 국제통화기금은 우크라이나의 정국 혼란이 끝날 때까지 구제금융 계획을 중단시켰습니다.

러시아와의 관계설정도 야누코비치 당선자가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있었는데, 유셴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정체성 회복과 친서방 노선을 강력히 추구하면서 러시아와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켰습니다. 반면 야누코비치 당선자는 친러시아 성향을 띠고 있어 앞으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야누코비치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완전하고도 정통성 있는 선거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야누코비치 당선자는 대통령에 취임한 뒤 다음달 초 모스크바를 방문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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